[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철강업계가 계속 상승하는 원재료 가격과 전기요금 인상이 임박해 원가부담 압박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4분기 전기료 인상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인상이 결정될 경우 전기로 비중이 큰 철강사들의 비용부담이 한층 가중될 것이란 관측입니다.
4일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t)당 123.2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약 한달전인 지난 8월 11일 기준 t당 103.89달러 대비 20달러가량 오른 금액입니다. 동기간 철광석을 녹일 때 쓰이는 유연탄 가격 역시 t당 91.01달러를 기록하며 최근 3개월 중 가장 높은 가격으로 나타났습니다.
철광석 가격 추이. (그래프=한국광해광업공단 캡쳐)
여기에 산업부가 국제 유가 상승과 함께 한국전력의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3분기 동결했던 전기료를 이르면 이번 분기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전기료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산업용 전기료의 경우 지난해 2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1년새 총 5번 올랐습니다. 인상액은 킬로와트시(㎾h)당 40.4원으로 인상률은 40%에 육박합니다. 지난 2021년 기준 전기료와 비교하면 50% 가량 가격이 뛰었습니다.
전기료 인상이 결정된다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전기로를 사용하는 철강업체들의 원가부담은 더 가중됩니다. 업계는 통상적으로 전기료가 1㎾h당 1원 인상되면 연간 원가부담은 200억원 증가한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연간 전기 1만GW(기가와트)를 사용하는데 올 상반기 kWh당 21.1원이 올라 지난해 전기료 대비 30%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3분기 전기료 동결에 따라 전력 비용 부담을 다소 해소했지만 4분기 전기료가 추가 상승할 경우 원가부담이 더 커질 예정입니다. 지난해 전기요금으로 2000억원대를 납부한 동국제강도 유사한 상황입니다. 동국제강은 올 상반기 전기 요금 인상에 따른 전력 비용 부담으로 전년 대비 올해 10%가 더 추가될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올해 건설경기 침체와 중국 철강 수요 감소로 제품 판매율이 낮아 전기료 인상에 대한 원가부담을 제품가에 반영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전기 요금 상승 여파까지 겹칠 경우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료 상승이 임박해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며 "철광석과 유연탄 등 원재료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업체들과 협의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내 주택가 외벽에 부착된 전력량계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