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세탁용 회사명 변경…한계기업 다수

상호변경 절반 이상 이미지 제고 목적
부정적 이슈 가리려 상호변경…"변경 잦은 기업 주의"

입력 : 2023-10-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한계기업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는 상장기업들의 상호변경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상호를 변경하며 2차전지와 로봇, 바이오 등 국내 주식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은 신규 사업들을 추가하고 있는데요. 상호변경 기업 중에는 상장폐지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들도 다수 존재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됩니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호를 변경한 유가증권 및 코스닥 상장기업은 총 84곳으로 확인됐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27개 기업이 상호를 변경했으며, 코스닥 시장에선 57개 기업이 상호를 바꿨습니다.
 
상호변경의 목적은 대부분 ‘이미지 제고’가 목적입니다. 한국거래소에 상호 변경 안내를 공시한 상장기업 60곳 중 상호 변경 사유를 공시하지 않은 4곳을 제외한 56곳 중 절반 이상인 32곳이 미래가치 제고, 기업가치 제고 등을 이유로 꼽았죠.
 
15개 기업은 상호변경과 함께 신규 사업목적을 추가했는데요. 신규사업은 대부분 2차전지, 로봇, 바이오 등 시장의 관심을 받았던 업종이 주를 이뤘습니다. 합병 등을 제외한 13곳 중 11개 기업이 관련 섹터를 추가했습니다. 
 
최근 최대주주가 변경된 에이트원(230980)은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상호를 비유테크놀러지로 변경하고 자동차와 배터리, 충전 사업 등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에스유홀딩스(031860)(전 엔에스엔)은 2차전지 소재 및 비철금속, 탄소섬유, 친환경 자동차 부품 등 2차전지 소재관련 사업을 다수 추가했죠. 엠젠솔루션(032790)(비엔티지), DGP(060900)(대한그린파워), 지앤비에스 에코(382800)(지엔비에스엔지니어링) KIB플러그에너지(015590)(큐로) 등이 2차전지, 수소차 등 신사업을 추가했으며, 케이알엠(093640)(다믈멀티미디어) 등은 로봇사업을 추가했습니다.
 
문제는 상호변경을 통해 이미지 세탁을 하려는 기업들도 많다는 점입니다. 횡령·배임 등의 문제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 중인 한국테크놀로지(053590)비케이탑스(030790), 명성티엔에스(257370) 등이 상호변경을 추진하고있으며, 중국계 기업사냥꾼 자본 이탈로 주가가 급락했던 THE MIDONG(161570) 역시 사명 변경을 추진했으나 부결됐습니다.
 
이밖에 에스엘에너지(214310)(에스엘바이오닉스), 더라미(032860)(휴먼엔), 일월지엠엘(178780)(유테크), MIT(038340)(유씨아이) 등은 상장폐지 사유 발생 등으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죠.  
 
원영식 회장 리스크를 겪고 있는 초록뱀그룹도 사명변경에 나섰습니다. 앞서 초록뱀미디어(047820)는 원 회장이 전환사채(CB) 불공정거래 등 배임 혐의를 받으며 거래가 정지 됐는데요. 계열사 중 초록뱀컴퍼니가 사명을 씨티프라퍼티(052300)로 변경했고 초록뱀이앤엠은 티엔엔터테인먼트(131100)로 변경했습니다. 
 
올해 포스코퓨처엠(003670)포스코DX(022100) 등은 사명 변경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는데요. 사명 변경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오릿에너지(270520)의 경우 올해 초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리튬 신사업 진출 소식을 알리면서 주가가 급등했는데요. 올 3월 4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4월 2만1000원선까지 오르며 5배 넘게 급등했지만, 현재는 8000원선까지 급락한 상황입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상폐 위기 종목이나 오버행 등 부정적 이슈가 많았던 상장기업들의 경우 이미지 세탁을 위해 사명을 변경하기도 한다”면서 “최대주주 변경과 사명변경이 잦은 상장사의 경우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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