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발 악재…'L자형 침체' 시그널 커졌다

10월 경제동향, 중국 경기불안·미국 긴축기조 리스크
KDI "제조업 심리 위축…대외 불확실성 상존"
"대외 여건 불확실성↑…유가 등 리스크 많아"
경제 반등 씨앗 안보여…L자형 침체 가능성↑

입력 : 2023-10-11 오후 5:39:19
 
[뉴스토마토 김유진·김소희 기자] 하반기 경제 반등에 대한 기대감과 달리 글로벌 정세의 불확실성이 한국경제를 더욱 짓누르는 형국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질 수 있는 'L자형' 침체 우려가 더욱 짙어지고 있습니다.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도 상존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 경기불안에 이어 이달 미국의 긴축기조, 유가 불안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 경기 둔화로 대중국 수출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입니다. 이날 관세청이 공개한 '10월 1∼10일 수출' 현황을 보면 10월 초순 대중국 수출이 4.2% 감소했습니다. 대중 수출은 월간 기준으로 지난달까지 16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최근 부동산발 리스크로 위기를 맞고 있는 중국 경기를 놓고 침체 장기화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합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10월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0%로 제시하는 등 기존 전망치인 5.2%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이달 초 세계은행도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4%포인트 내린 4.4%로 낮추는 등 높은 부채 수준, 부동산 경기 둔화, 고령화 등 장기적인 구조적 요인을 꼬집고 있습니다.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도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달러 모습. (사진=뉴시스)
 
현재 중국 정부로서는 대규모 부양책에 미온적 반영을 보이는 등 금융 리스크를 통제하기 위한 고난의 연속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발 위기는 원자재 업계에 악영향을 주는 만큼,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경기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긴축 고삐도 한국 경제의 경기흐름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의 고금리 유지 기조는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미국 통화긴축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해외발 악재로 인한 'L자형 침체' 가시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홍우형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국내가 아닌 국외 시장이 좋지 않다. 중동전쟁까지 터지면서 국외 경제 상황이 많이 침체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외 수출국 중 큰 규모를 지닌 중국 또한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가 반등할 수 있는 씨앗이 안 보이는 상황이다. L자형 침체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장기화 되고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유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여러 경제 변수들이 발생하게 된다"며 "경기 반등의 시기나 강도 등이 기대에는 못 미친 상황에서 대외적인 불확실성 요인이 커졌다. 리스크가 상당히 많다고 봐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10월 경제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을 것"이라며 "겨울철 유가 상승 등의 고비를 슬기롭게 넘겨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도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직장인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김소희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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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