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내 노조와 노조의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의 갈등은 지속적으로 보여왔는데요. 최근에는 노조 내부에서 계파 갈등과 일감 등의 문제로 갈등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올해 말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27대 지부장 홍진성 지부장의 임기(2년)가 올해 끝이 납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집행부를 뽑아야 합니다.
새로운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노노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아 노조에는 금속민노회, 새노회, 우리노동자 등 다양한 계파와 현장 조직이 섞여 있습니다. 이들의 올해 말 지부장 등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경쟁하는 상황입니다.
노조 집행부 선거를 의식한 노조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아 노조는 최근 소식지를 통해 "(노조 집행부) 선거를 겨냥한 제조직간의 감정싸움과 폭로전, 노조 흠집 내기를 위한 억지 주장으로 현장이 멍들어 간다"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업계관계자는 "노노 갈등으로 회사 측의 제안을 무조건 거부해 협상이 길어지고 파업으로 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차 기아 양재 본사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의 노조간 갈등은 일감을 두고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차 울산 4공장 노동조합이 공장노조 대표를 대상으로 탄핵을 추진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4공장에서 생산하던 팰리세이드를 5공장에서도 공동 생산하기로 노사가 합의하자 '4공장 물량을 강탈당했다'며 공장 노조 대표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안현호 현대차 노조 지부장이 긴급 성명을 통해 "4공장 노조 대표 탄핵 운동을 즉각 중단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팰리세이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북미법인이 캐나다 공장 신설을 추진해 국내 공장 간 물량 나누기에 합의한 것"이라며 "노노 간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를 중단해달라"고 했습니다.
이외에도 최근 몇년간 노조가 사측에 정년을 60~65세로 연장해달라는 요구를 두고 20~30대 세대가 반기를 들고 나서고 있어 갈등이 생기고 있습니다. 근로자 정년이 연장되면 청년 신규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 2021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모인 현대차그룹의 사무·연구직 노조가 공식 출범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현대차그룹 직원 중 사무직 노조 가입 의사를 밝힌 직원은 약 500명가량이었는데요. 대다수가 입사 8년차 이하의 MZ세대(1980년~2000년대 출생)가 중심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공정한 보상을 중시하는 MZ세대 직원들을 중심으로 성과급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면서 시작됐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그룹내 정년 연장이 임단협의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면서 "내부에서도 젊은 조합원들과 정년이 다가오는 조합원들의 갈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차 아산공장 전기차 고전압 배터리 조립 공정. (사진=현대차)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