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금호타이어가 파업 준비에 나서고 있습니다. 노조는 9년만에 흑자를 냈는데 불구하고 사측이 최대 주주인 중국 더블스타 눈치만 보고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은 아무런 대안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1일 금호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노조 측은 지난 8~9일 전체 조합원 3529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파업) 찬반 투표를 해 찬성 2805명(79.48%)으로 파업을 가결했습니다. 지회별 찬성률은 광주공장(평택포함) 78.67% 곡성공장 80.38%입니다.
노조는 기본급 18만여원 인상과 성과급 지급, 광주공장 설비 투자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아 지난달 31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습니다. 이에 노조는 곧바로 파업에 돌입하지 않고 사측과 협상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는데도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여러 차례 실무교섭이 이뤄졌지만, 사측은 침묵으로 일관하며 협상이 한 걸음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사측은 적극적인 자세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사진=뉴시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인상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신규 설비투자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 최대 주주인 중국 국영 타이어 기업 더블스타가 지난 2018년 4월 금호타이어 인수 때 광주와 곡성 공장에 각각 1100억원씩 투자하겠다고 약속하고 지키지 않고 있어서 입니다.
금호타이어 최대 주주인 더블스타는 중국 국영 타이어 기업으로 지난 2018년 칭다오궈신그룹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인 싱웨이코리아를 만들어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이를 두고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대주주가 중국 기업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면서 "이와 다르게 임단협 문제를 두고 노조랑 사측의 대화는 국내에서 풀어가야 하는 문제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광주공장은 연간 160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합니다. 국내 전체 생산량 2800만개(광주·곡성·평택) 중 57%를 차지하고 있는 생산 거점이기도 합니다. 국내 최다 생산 시설이지만, 1974년에 지어져 설비 노후화로 인한 가동률 저하 등의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9년부터 광주공장 이전을 추진해왔는데요. 개발 등의 문제로 수년째 답보인 상태입니다. 올해 초에는 공장 부지를 매입과 함께 이전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광주공장 부지의 개발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해 사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러한 입장 차이 때문에 노조 파업이 현실화 되면 금호타이어의 올해 매출 목표 실현에도 제동이 예상됩니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올 상반기까지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2.7%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1426억원으로 전년보다 5899% 급증했습니다. 금호타이어가 순이익을 올린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입니다.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