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올해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선업체 빅3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009540)과
삼성중공업(010140)이 사실상 수주 목표를 달성했는데요. 수주 목표 20%대에 머물러 있는
한화오션(042660)은 정작 여유 있는 모습입니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자신감을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입니다. 보통 조선업계가 연말에 연이은 수주 낭보를 전한 전례가 있는 데다 카타르 LNG선 2차 수주에도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입니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2억6000억달러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척을 추가 수주해 누계 수주금액 66억달러를 달성했는데요. 연간 목표 수주 금액인 95억달러 중 69%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올해 카타르 2차 프로젝트 물량이 확정적이라 사실상 목표 수주를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도 수주 목표는 달성할 전망"이라고 전했습니다. 업계 1위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일찌감치 159억4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치를 3년 연속 조기 달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조선 빅3중 유일하게 남은 곳은 한화오션인데요. 한화오션의 누계 수주금액은 14억7000만달러로 올해 초 한화그룹 재정비 등으로 목표 달성에 크게 못 미치고 있습니다. 수주목표 69만8000달러 중 21%에 불과한 수치입니다.
저조한 수주 실적에 대해 한화오션이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입장은 "내실있는 수주"인데요. 제 살 깎기식 공격적 영업은 더 이상 안한다는 겁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목표 달성보다는 수주의 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도 3년 반 정도의 수주 잔량이 쌓여 있는 만큼 억지로 수주를 독려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의 자신감에 이유가 있을 거라 보는 분위기입니다.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 7월 폴란드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에 포함됐고 한화그룹 핵심사업의 영업이익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만큼 믿는 구석이 있을 거란 얘기도 나옵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우조선해양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이다보니 저가 수주를 많이 했지만 한화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다 보니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통 조선사들은 시간을 정해 놓고 수주 협상을 진행한다"며 "연말을 기간으로 한정하는 경우가 많아 남은 3개월 동안 바짝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한화오션은 최근 해군 차세대 호위함 울산급 배치3 5·6번함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향후 특수선 수주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인데요.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타르 LNG선 2차 수주, 울산급 배치3 호위함 2척 수주, 방위사업청 장보고-III 배치2 3번 잠수함 수주 등을 고려하면 한화의 수주 우려감은 완화될 전망"이라고 전했습니다.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HD현대중공업(329180)이 카타르 신규 LNG 운반선 17척을 건조하는 가계약을 맺은 만큼 향후 계약에도 청신호가 켜졌는데요. 카타르 1차 프로젝트 당시 국내 조선사들이 비슷한 물량을 확보했기 때문에 2차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카타르 프로젝트 1차 물량에서 65척 가운데 54척을 확보한 바 있는데요. 한화오션이 19척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중공업이 18척, HD한국조선해양이 17척이었습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