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비싼 이유 '철강선 담합'…만호·동일제강 등 제강사 '검찰고발'

고려제강 등 제강사 10곳…6년여간 13차례 모임
제강사 9개사에 과징금 548억…6곳 검찰고발
침대 경강선 660원서 1460원까지 올라…120%↑

입력 : 2023-10-18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6년간 13차례에 걸쳐 철강선 제품 가격을 짬짜미해 온 고려제강 등 제강사 10곳이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적극적으로 담합에 가담한 6곳은 검찰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특히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는 이들의 담합으로 침대 스프링용 강선 제품 가격은 최대 120%까지 올랐습니다. 소비자들의 침대 가격도 30%가량 오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고려제강 등 10개 제강사의 철강선 가격 담합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약 548억6600만원을 부과한다고 18일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현재 제강 관련 사업을 하지 않는 대흥산업을 제외한 9개 제강사는 시정명령을, 위반기간이 짧은 대강선재를 제외한 9개 제강사에 과징금을 결정했습니다.
 
10개 제강사는 고려제강, 대강선재, 대흥산업, 동일제강, DSR제강, 만호제강, 영흥, 청우제강, 한국선재, 홍덕산업 등입니다. 가담 정도, 조사 협조 등을 고려해 대흥산업, 동일제강, DSR제강, 만호제강, 영흥, 청우제강 6곳은 검찰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업체별 과징금 내역을 보면 만호제강 168억2900만원, 홍덕산업 132억6600만원, DSR제강 104억1300만원, 동일제강 55억5600만원, 영흥 22억1200만원, 청우제강 20억7300만원, 한국선재 19억5400만원, 고려제강 14억7400만원, 대흥산업 10억8900만원입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10개 제강사는 지난 2016년 4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영업팀장 모임 또는 유선으로 강선 제품의 가격을 합의·결정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고려제강 등 10개 제강사의 철강선 가격 담합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약 548억6600만원을 부과를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자료는 강선 제품의 가격 변화 추이.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고려제강 등 7개 제강사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한 2016년 2분기 강선 제품의 가격 인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4월 초 유선을 통해 제품 가격을 킬로그램당 80~100원 올리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는 담합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대강선재, 청우제강, 한국선재가 가담했습니다. 
 
10개 제강사는 총 5차례 모임, 유선 연락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맞춰 강선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원자재의 향후 가격을 예상해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2018년 9월과 2021년 11월 등 원자재 가격 하락, 제품 수요 감소로 철강선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수익 보전을 위해 판매가 인하를 자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특정 거래처에 안정적인 납품이 어려울 때는 타 담합 업체에 영업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개별담합도 해왔습니다.
 
이들의 담합으로 침대 스프링용 강선 제품 가격이 킬로그램당 660원에서 1460원까지 크게 늘어났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입니다. 자동차 및 정밀기계의 핵심부품인 강선 제품 가격도 담합 전 1250원에서 1750원으로 40%가량 증가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정창욱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가격담합에 참여한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평균 80%가 넘었다"며 "관련 매출액은 9000억원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징금 부과기준율을 2배 상향하는 등 강화된 규정을 적용해 조치한 최초의 사례"라며 "법 개정 전이었다면 390억 정도가 부과됐을 텐데, 강화된 규정 적용을 통해 548억이 부과된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한편 강선은 경강선, 도금단선, 도금연선, 피아노선으로 구분됩니다. 주로 침대 스프링에 가장 많이 사용되며, 자동차 및 정밀기계, 비닐하우스 활대, 통신선 등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제품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고려제강 등 10개 제강사의 철강선 가격 담합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약 548억6600만원을 부과를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사진은 한 침대 매장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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