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올해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돌아 종점으로 향해가고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플랫폼 기업에 대한 주요 이슈로 여야 간 논쟁이 이어졌는데요. '가짜뉴스'·'여론조작 의혹' 등의 이슈는 치열한 정쟁에도 불구하고 증인 채택이 불발됐지만, '기술 탈취 의혹'으로 네이버·카카오 대표의 소환이 예정돼 있어 '포털 때리기'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본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23일 정치권과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여당과 야당이 여러 차례 국정감사 증인과 참고인 출석을 위한 논의를 이어갔지만 최종 합의에 다다르지 못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창업자 등을, 더불어민주당은 넷플릭스, 구글, 과학기술 연구원 등을 증인과 참고인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서로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데다 막판에 우주항공청 설립 문제를 두고 결국 합의가 무산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서는 출석 요구일 7일 전에 송달돼야 합니다. 하지만 이날까지 증인·참고인 출석이 합의되지 않았는데요. 오는 26일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 일정을 감안하면 최종적으로 증인·참고인 없이 국감이 종료될 가능성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이에 네카오는 한숨 돌린 상황이 됐는데요. 과거부터 국감이 기업인들 망신주기로 고착화돼 총수들의 소환이 부담이 됐었던 데다, 올해는 가짜뉴스·여론조작 의혹 등 정쟁의 불쏘시개로 난타 당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방위 외에 다른 위원회에서 중소기업 기술 탈취 의혹으로 대표의 소환이 예정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뉴시스)
26일 진행될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 종합감사에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 네이버비즈 CIC 이상철 대표가 증인으로 참석합니다. 이커머스 스타트업 '뉴려'의 아이디어 탈취 의혹, 라이브커머스 약관 불공정 의혹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16일 진행된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이커머스 플랫폼 스타트업 '원플원'을 창업한 김려흔 뉴려 대표는 "네이버가 아이디어를 탈취했다"라고 호소했는데요. 김 대표는 자사의 원플원 출시 이후 네이버가 '원쁠딜'이라는 유사 서비스를 선보였다며 "10개 중 9개 이상이 유사한데도 네이버는 본질적으로 다른 서비스라고 우기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네이버 측은 "1+1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은 국내외 이커머스 업계에 널리 알려진 것"이라며 "자사의 원쁠딜은 '핫딜(특정 기간 동안 특가로 판매)' 서비스로 원플원과 서비스 형태는 물론 가격 구성·판매 기간·입점 기준 등에서 완전히 다른 서비스"라고 해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건데요. 이 같은 내용은 국감장에서 최 대표를 향한 질의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홍은택 카카오 대표도 27일 열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종합감사에 '스타트업 기술 침해'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합니다. 카카오의 경우 앞서 카카오VX, 카카오헬스케어, 카카오모빌리티 등의 스타트업 기술 탈취 의혹이 불거졌었는데요.
카카오VX는 골프 관련 사업자인 '스마트스코어'의 아이디어 도용 및 기술 탈취 분쟁에 휘말린 바 있습니다. 카카오헬스케어도 혈당 관리 플랫폼 사업과 관련 아이디어 탈취를 쟁점으로 '닥터 다이어리'와 분쟁 중입니다. 카카오모빌은 최근 화물중개 서비스 '카카오T 트럭커'와 관련해 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맨'이 기술 탈취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카카오도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기술 탈취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인데요. 홍 대표는 여야 의원들의 관련 질의에 답변할 것으로 보입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