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 지표'가 양·질 측면에서 개선됐다는 판단이나 정규직과의 임금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단기 고용에 국한될 뿐,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 채용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노동생산성 증가율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고용의 질적 개선에 제약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3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임금근로자의 최근 3개월(6~8월) 월평균 임금은 300만700원으로 지난해보다 12만7000원 올랐습니다.
이 중 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362만3000원으로 14만3000원 늘었습니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195만7000원으로 7만6000원 인상에 그쳤습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3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정규직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 격차는 166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그래픽은 근로형태별 최근 3개월 월평균 임금. (그래픽=뉴스토마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차이는 역대 가장 큰 수준으로 166만6000원에 달합니다.
임경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비정규직 근로자 안에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커지면 전체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작아지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시간제 근로자는 387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만6000명 급증했습니다. 이는 역대 최고 규모입니다.
시간제 근로자란 직장에서 근무하도록 정해진 근로시간이 동일한 사업장에서 동일한 종류의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의 소정 근로시간보다 1시간이라도 짧은 이들을 말합니다.
8월 기준 시간제 근로자 중 남자는 114만4000명으로 1년 새 1만7000명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여자는 273만1000명으로 16만8000명 증가했습니다.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47.7%로 전년대비 2.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박성궐 기획재정부 노동시장경제과장은 "시간제 근로자 증가 폭의 90% 이상은 여성 시간제 근로자"라며 "돌봄수요 증가 등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확대된 영향"이라고 말했습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3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임금근로자의 최근 3개월(6~8월) 월평균 임금은 300만700원으로 지난해보다 12만7000원 올랐습니다. 사진은 직장인들 모습. (사진=뉴시스)
여성 노동 공급을 중심으로 고용 시장 공급이 늘었지만 고용 회복세로 단언하긴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이날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이 공개한 '팬데믹과 Job-rich recovery' 보고서를 보면 팬데믹 이후 고용률이 3년간 3.2%포인트 회복했습니다. 대면서비스업이 팬데믹 이후 빠르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또 기업들의 인력난으로 인해 높은 고용률이 유지된 것도 한 몫합니다. 팬데믹 회복 과정의 타이트한 노동시장으로 인해 중소기업, 내수기업 등을 중심으로 인력난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생산성이 낮은 인력은 유입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 채용은 쉽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더욱이 노동공급 급증은 노동생산성 개선에 영향을 주지않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팬데믹 이후 산업간 고용재조정의 노동생산성 기여도를 보면 2020년 3분기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2.8%포인트 상승했으나 현재 기여도는 전무합니다.
오삼일 한은 고용분석팀장은 "팬데믹 이후로 생산성이 낮은 대면서비스업 위주로 회복됐다"며 "제조업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나 제조업 일자리는 추세적으로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여성을 중심으로 노동공급 기반이 확대된 점은 긍정적이나 고용 재조정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한 채 노동시장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노동생산성 증가세는 둔화됐다"며 "노동시장 경직성, 팬데믹 기간 중 고용유지 지원 정책 등으로 인해 산업간 고용 재조정이 활발하지 못했던 점은 노동 생산성 증가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3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임금근로자의 최근 3개월(6~8월) 월평균 임금은 300만700원으로 지난해보다 12만7000원 올랐습니다. 사진은 비정규직 없는 충북 만들기 운동본부기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생활임금 적용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