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전화는 에이닷으로"…SKT 아이폰 통화녹음 써보니

에이닷 앱 통한 AI전화 서비스…통화 녹음·요약·일정 기록까지

입력 : 2023-10-25 오후 4:01:06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SK텔레콤(017670)이 베일에 가려졌던 아이폰 통화녹음 기능을 공개했습니다. SKT의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에이닷(A.)을 통한 AI전화 서비스인데, 그동안 안드로이드 단말기에만 제공했던 AI전화의 통화녹음 기능을 이제 아이폰에서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아이폰을 사용중인 기자 역시 이 기능을 기다렸는데요, 취재차 전화를 할 때마다 받아 적기 바빴고 혹시 놓치는 말이 있을까 전전긍긍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아쉬움을 해결한 에이닷의 아이폰 버전 AI전화 기능을 사용해봤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동의해야…통화품질은 일반 전화와 동일
  
업데이트된 아이폰 버전의 에이닷 앱은 열자마자 '아이폰에서 통화 녹음을 경험할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에이닷 앱 하단의 'AI 전화'에서 바로 사용 가능한데요, 맨 처음 '에이닷 전화 서비스 이용'에 대한 약관에 동의해야 통화요약 등의 기능을 쓸 수 있습니다. 서비스 이용 약관에는 'AI기반 다양한 전환 관련 기능'에 대한 안내가 있는데, 약관에 따르면 △전화번호 △이동통신 가입정보 △통화기록 및 통화 음성녹음파일에 포함된 정보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자동으로 생성되는 로그 기록 등이 저장되며, 수집일로부터 1년간 보관됩니다. 단, 일반 통화음성 녹음 파일의 경우 텍스트 변환 후 파기되고, 통화음성 녹음 파일을 문자로 변환한 텍스트 파일도 서비스 제공 후 지체없이 파기한다고 나와있습니다.
 
SKT는 에이닷 전화의 통화녹음은 '앱 데이터' 형태로 이용자의 단말에 저장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앱 데이터에 저장된 녹음 파일들은 앱을 삭제하거나 에이닷 혹은 AI전화 탈퇴(약관 철회), 사용자가 통화 요약을 지웠을 때 삭제되며 복구되지 않습니다.
 
AI전화의 발신은 에이닷 앱의 AI전화에 들어가서 번호를 입력하거나 연락처를 찾아 일반 전화 앱처럼 사용합니다. 통화 품질은 일반 전화와 동일했습니다. 일반 다이얼러 대신 에이닷 앱을 통해 전화를 하는 것인데, 통화 품질면에서는 일반 전화와 차이를 거의 못 느꼈습니다. 아이폰에는 통화녹음이 가능한 유료 앱이 있는데, 이 앱은 통화 품질이 떨어져 그부분이 매우 아쉬웠던 반면 에이닷은 앱을 통한 전화지만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단말에서 에이닷 전화를 이용 중이라면 수신시에도 에이닷을 통해 전화를 받게 됩니다. 에이닷 전화를 받는 상대방에게는 해당 전화가 에이닷인지 일반 다이얼러인지 별도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SKT AI개인비서 에이닷 앱에서 AI전화 기능을 사용하기 위한 개인정보 동의 약관. (이미지=에이닷 앱 화면 캡처)
 
통화 직후 녹음파일·텍스트·요약까지…파일은 1년 후 파기
 
통화 종료 후 통화 기록에는 누구와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짧게 보여주는 한 줄 요약 정보가 떴습니다. 대화내용에는 상대방과의 대화가 텍스트로 변환돼 있었고, 통화 중 일정이 언급됐다는 알림도 울렸습니다. 
 
에이닷 전화로 가족과 통화하며 이번주 당직 근무 일정을 물었는데, 에이닷은 '10월28일'이라는 답변을 바로 '일정'으로 인식했습니다. 통화 종료 후에는 대화창에서 해당 일정을 에이닷 앱 내의 캘린더에 등록할 수 있도록 제안했고, 구글 캘린더와 연동도 가능했습니다.  
 
SKT AI개인비서 에이닷 앱의 AI전화는 통화 종료 후 통화 내용이 텍스트로 자동 변환된다. 통화 중 언급된 일정을 등록하는 것도 제안한다. (이미지=에이닷 앱 화면 캡처)
 
통화내용이 변환된 텍스트를 살펴보니 재밌는 일도 있었습니다. 발음의 문제로 인해 '장모님'이라는 단어가 '정훈님'이라고 인식됐는데요, 대화의 맥락이 있는 만큼 내용 파악에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일반 다이얼러에는 수·발신 목록만 기록되는데, AI전화 통화 기록에는 수·발신 상대방과 한줄 요약이 함께 기록돼 누구와 어떤 대화를 했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SKT 관계자는 "에이닷 전화로 통화 후 통화가 종료되면 녹음 파일이 생성되며, 녹음 파일은 STT(Speech To Text) 변환을 통해 채팅 형태로 제공되고, 통화 중 언급된 일정, 전화번호, 계좌번호 등 패턴에 대한 AI 제안이 생성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통화 녹음 파일은 음성 재생이 가능하고, 통화 텍스트에 대한 검색 기능도 지원합니다.
 
아이폰 이용자들 반색…KT·LG유플러스는 불가
 
에이닷 전화를 경험한 기자의 가족은 바로 "이제 업무 전화할 때 무조건 이 앱으로 해야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근무 중 사용해보니 업무차 걸려온 전화 내용이 모두 요약돼 편리하다는 반응입니다.
 
어제 통화녹음 기능이 공개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편리하고 신기하다", "업무용 핸드폰 따로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겠다" 등의 후기가 올라왔습니다. 또한 통화녹음 기능이 된다는 소식에 통신사를 옮길까 고민이라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현재 에이닷의 AI전화는 SKT 이용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AI 개인비서 에이닷 앱은 통신사 관계 없이 모두 가능하지만 AI전화는 SKT에 한정됩니다. KT, LG유플러스의 경우 아이폰 통화녹음 개발 관련해 아직은 계획이 없고, 시장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입니다. 
 
김용훈 SKT AI서비스사업부장은 "그동안의 전화 서비스는 단순히 음성을 전달하는 데 그쳤다면, 에이닷 전화는 통화 내용을 분석해 통화요약·유형 분석 등 새로운 전화 서비스 경험을 제공한다"라며 "통화녹음과 요약에 대한 니즈가 컸던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SKT 이용자의 에이닷 앱 첫 화면(왼쪽)과 타 통신사 이용자의 첫 화면. AI전화는 SKT 이용자의 앱에만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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