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소속 그룹과 비슷하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개인 신뢰도가 올랐습니다. 실적 개선의 성과에 따라 총수경영도 믿음을 얻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1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2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 3분기 브랜드 신뢰지수' 결과에 따르면, 10대그룹 총수 항목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동의 1위를 지켰습니다. 2분기 조사와 비교하면 정의선 회장이 9.6%에서 10.9%로 1.3%포인트, 구광모 회장이 19%에서 19.6%로 0.6%포인트 소폭 올랐습니다.
현대차는 전기차 중심으로 사업체질을 개선하며 자동차 수출에서도 맹활약 중입니다. LG그룹도 주축인 LG전자와 LG화학이 업종 평균을 웃도는 실적을 거두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소재 성장동력도 부각됩니다. 구광모 회장 개인적으론 모친 등과의 상속재판에 돌입했지만 부정적 이미지 여파는 아직 보이질 않습니다.
1위는 이재용 회장으로, 2위 구광모 회장과 두 배 넘는 격차를 유지했습니다. 다만 기존 47%에서 44.3%로 2.7%포인트 신뢰도가 떨어졌습니다. 법정 공판에 계속 불려나가고 반도체의 장기화된 부진이 배경으로 지목됩니다. 3위 정의선 회장에 이어 4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차지했습니다. 최 회장은 4.3%에서 2.6%로 1.7%포인트 내렸습니다. 부산엑스포 유치 등 대외활동이 왕성하지만 역시 그룹 실적이 부진한 데다 이혼재판 2심이 열리는 등 부정적 이슈가 있습니다.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전과 같은 5위를 지켰습니다. 신뢰도는 1.9%에서 2.6%까지 올랐습니다. 그룹 경영에선 물러났지만 동일인으로서 그룹 브랜드 순위가 오른 데 동조된 결과로 보입니다. 이어 6위부터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2.2%),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1.7%), 허창수 GS건설 회장(GS그룹 동일인, 1.5%),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0.9%), 이재현 CJ그룹 회장(0.6%)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명희 회장이 전조사보다 1%포인트 올라 순위도 9위에서 6위까지 상승했습니다. 이에 다른 회장들은 지수 변동폭이 크지 않지만 순위가 밀렸습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임원 인사 변동폭이 컸는데 이명희 회장이 경영쇄신에 나섰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연령별로는 이재용 회장이 60대 이상에서 53.2%의 높은 지지를 얻었습니다. 또 삼성이 40.6%에 머물렀던 20대에서도 이 회장은 56.6%나 되는 신뢰도를 보였습니다. 20대에서 유독 이 회장의 개인 호감도가 높은 편입니다. 40대에선 이 회장이 31.6%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은 반면, 구광모 회장은 27.9%로 높은 분포를 보였습니다. 이는 전 조사에서도 나타난 특징으로, 직장인이 많은 연령대에서 구 회장이 호감을 얻고 있는 듯 보입니다.
지역별로는 LG그룹이 광주·전라에서 30.3%로 비교적 높은 편인데 구광모 회장 개인은 19.6%로 지역색이 덜 나타났습니다. 정의선 회장의 경우 현대차그룹이 광주·전라에서 높았던 데 비해 개인은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습니다. 그룹은 지역투자 등이 신뢰도에 밀접하지만 개인지수는 매스컴에 노출된 이미지 등 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를 활용한 ARS 방식으로 10월23일부터 29일까지 7일간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입니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2503명이며, 응답률은 2.7%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6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