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칼날' 속 등판한 김범수…카카오 쇄신 성공할까

공정위·금감원 칼 끝, 카카오모빌리티 겨냥
SM엔터 시세조종 의혹 진행형…카카오·카카오엔터 '기소 의견' 송치
경영진 사법 리스크 '여전'…신병 처리 방향 등 주목
잇따른 악재에 공동체 전망도 '먹구름'…전략 차질 불가피
위기 극복 소방수로 김범수 재등판…"나부터 반성"

입력 : 2023-11-01 오후 3:46:51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이른바 국민 기업으로 불리는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경영진이 구속되는 등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기 때문인데요. 일련의 위기 속 김범수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소방수로 경영 일선에 등판했지만, 카카오를 겨냥한 정부의 전방위적 칼날은 공동체의 앞날에 먹구름으로 작용하는 모습입니다.
 
카카오 사옥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카카오모빌리티 겨냥한 금감원·공정위카카오·카카오엔터 기소 의견송치
 
1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사 이중계약에 의한 매출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 재무제표 심사 및 감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계약업무 제휴 계약회계 처리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인 케이엠솔루션을 통해 가맹 계약을 맺은 가맹 택시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운행 매출의 20%를 로열티로 지급 받습니다. 이 중 업무 제휴 계약을 맺은 가맹 택시로부터 운행 데이터 제공과 광고·마케팅 참여 등의 조건으로 운행 매출의 15~17%를 돌려줍니다.
 
금감원은 이러한 계약 구조로 실제 매출이 3~5%에 불과한데도 로열티 20%를 전체 매출로 잡아 매출을 3000억 가량 부풀렸다고 보고 있는데요. 카카오모빌리티는 각각의 계약은 별도의 계약으로 회계 반영 방식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두 건의 계약이 별개의 계약이냐 상호 연관성이 있냐가 핵심이라면서 정상거래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는 업계에서 받는 평균 요율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T 택시 (사진=뉴스토마토)
 
카카오모빌리티는 또 공정거래위원회 칼끝도 마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정위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차단혐의와 관련해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습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로부터 제재안에 대한 의견을 받은 뒤 제재 여부와 수위를 심의할 예정입니다.
 
SM엔터 시세조종 의혹에 따른 사법 리스크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해당 의혹을 수사 중인 금감원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긴 상태입니다.
 
또한 금감원이 김 센터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을 소환해 조사하며 수사를 이어온 만큼 이들 경영진에 대한 신병 처리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직 대표의 추가 구속 등 사법 리스크가 경영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SM엔터 시세조종 의혹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만약 카카오가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게 될 경우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현실화한 사법 리스크가 공동체 전반을 흔드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대내외 악재에 사업도 차질 전망…위기의 카카오
 
잇따른 대내외 악재에 카카오 공동체의 전망도 어둡습니다. 차세대 먹거리로 점쳐진 해외 사업은 김 센터장이 비욘드 코리아(한국을 넘어서)’를 통해 매출 비중을 전체의 30%까지 끌어올리겠다며 진두지휘해 왔지만, 금감원 조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성장 동력을 얻기 힘들어졌습니다.
 
SM엔터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꾀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이번 시세조종 의혹의 역풍으로 장기 전략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초거대 인공지능(AI) 사업도 직간접적 영향을 받아 연내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망하고 있는데요. 카카오 측은 자체 생성형 AI 모델인 GPT 2.0’를 계획대로 연내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부터 반성김범수의 재등판…외부 통제등 쇄신 성공할까
 
결국 이러한 일련의 어두운 상황은 그룹의 총수인 김 센터장을 다시금 경영 일선으로 소환하기에 이릅니다. 김 센터장은 지난달 30일 주요 공동체 CEO들과 경영 회의를 진행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현 상황을 최고 비상 경영 단계로 선포했습니다.
 
김 센터장은 나부터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하고 더 강화된 내외부의 준법 경영 및 통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합니. 또한 각 공동체 내부에 새로운 기구를 신설해 준법 경영 실태를 점검하는 등의 쇄신책도 밝히는데요. 특히 준법 감시와 신사업·대규모 투자와 관련 외부 통제·평가라는 특단의 조치도 논의됐습니다.  
 
지난해 3월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지 19개월 만에 다시금 조직의 지휘봉을 잡은 김 센터장이 본인을 옭아매고 있는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고 대내외 악재에서 비롯된 카카오 공동체의 쇄신을 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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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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