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석유제품 수출이 늘어난 데는 중국발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중국 석유회사들이 물량 출하 대기 상태라 언제든 공급이 늘어날 요인으로 꼽힙니다. 그러면 수출도 반전될 수 있어 플러스 전환에 낙관해선 안된다는 지적입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10월 수출이 플러스 전환했어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들이 있습니다. 이번 반등엔 반도체와 선박, 석유 등의 몫이 컸습니다.
반도체 수출 감소폭이 준 것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적자폭이 주어든 결과가 3분기 실적에 나타났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 판매효과로 D램만 보면 흑자전환했습니다.
하지만 석유제품 수출이 증가한 데는 일시적 효과가 지목됩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까지 겹친 지정학적 리스크가 원유가격을 밀어올렸습니다. 게다가 당초 중국에서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늘려 시장 내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반대로 움직인 결과도 있습니다.
최근 중국 석유회사들이 되레 수출량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중동정세불안으로 유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출하대기 중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곧 풀릴 물량인 만큼 국내 석유제품 수출이 감소할 요인이 깔려 있습니다.
선박 수출이 늘어난 것은 수주와 인도하는 물량의 사이클상 작년 수주잔량에 기인합니다. 잔고가 소진되면 수출도 반전될 수 있습니다. 오는 12월엔 작년 수출량도 많아 기저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지난 3년여간 모은 수주잔고가 넉넉해 앞으로 1~2년 동안은 국내 HD현대그룹,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의 매출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선가 인상도 긍정적입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고가의 친환경 선박에 대한 공급이 한정되고 수요가 늘어난 게 선가 인상의 배경”이라며 단기에 그칠 요인이 아니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럼에도 부정요인은 또 있습니다. 석유화학 대중국 수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중국 역내 신증설 물량 출하가 많은 구조적 불황요인입니다. 올해 반도체 수출 감소 부분을 상쇄했던 자동차 수출도 최근 둔화 추세입니다. 미국서 전기차 재고가 증가하고 주요 메이커인 테슬라의 판매량이 급감한 충격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편, 정부는 수출 플러스를 대통령 순방 성과로 평가하며 자축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업계는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