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4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해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무속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이전 개입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대통령실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데 대해 김대기 비서실장은 고발장을 직접 작성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김 비서실장은 1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천공의 대통령실 관저 의혹 제기 보도를 고발한 사건의 피해자가 김용현 경호처장으로 돼 있는데, 고발인은 누구냐’는 김병주 민주당 의원 질의에 “아마 저로 돼 있는 모양”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이 ‘고발장 누가 썼냐’고 묻자 김 비서실장은 “그거 하는 변호사가 있을 것”이라며 “필요하면 알아봐 드리겠다”고 답했습니다. 김 의원이 ‘직접 쓰지 않았느냐’고 하자 김 비서실장은 “법률지식도 없는데 직접 못쓴다”고 했습니다.
이에 김 의원은 “이게 문제다. 개인의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사건을 대통령실 공적 기관이, 김대기 실장 이름으로 고발한 것이다. 이게 가능하냐”고 하자, 김 비서실장은 “이 관계는 제가 충분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라고 답했습니다.
‘본인이 고발해놓고 왜 정보가 없느냐’, ‘개인이 명예훼손으로 공권력 기관에서 한 거다. 위법한 것’ 등 김 의원의 지적에 김 비서실장은 “이런 게 있다는 걸 아는거지, 제가 어떻게 이걸 다 고발장을 쓰고 그러겠냐”고 반문했습니다.
김 의원은 “개인 명예훼손을 대통령실 기관이 했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비서실장은 “그 과정을 다시 보겠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천공 관저 개입 의혹을 제기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 <뉴스토마토> 최병호·신태현·박주용·한동인 기자 등 6명을 지난 8월31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본지는 지난 2월2일 <(단독)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남영신 육참총장 ‘천공·김용현, 공관 둘러봤다’ 말했다”> 기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를 결정하는 과정에 천공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보도했고, 이후 대통령실과 보수단체의 고발을 당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