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탄핵' 연말정국 블랙홀…총선판까지 흔들

야 탄핵안 하루만에 철회…여 "같은 내용 상정 안돼"
탄핵·쌍특검 '쌍끌이' 공세…예산·총선 영향 불가피

입력 : 2023-11-10 오후 5:15:40
민형배 민주당 의원 등이 10일 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를 요구하며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을 놓고 정국이 소용돌이에 휩싸였습니다. 탄핵안 처리 가능 여부를 놓고 여야는 서로 다른 국회법 해석을 내놓으며 충돌했는데요. 이 위원장과 손 검사, 이 검사의 거취 문제가 올 연말뿐 아니라 내년 총선 여론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여야가 양보 없는 대결을 벌이는 양상입니다.
 
'이동관 탄핵안' 재발의 예고정국 '살얼음판'
 
민주당은 10일 이 위원장과 손 검사, 이 검사 탄핵안 철회서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국회법은 탄핵안이 본회의에 보고된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돼야 한다고 규정하는데요. 72시간 내 본회의 개최가 어렵다고 보고, 탄핵안 자동 폐기를 막기 위해 우선 철회한 뒤 오는 30일~다음 달 1일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재발의해 표결한다는 전략입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추진은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의힘 쪽에서 국회사무처에 굉장한 압박을 행사하는 것 같은데,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자연스럽고 합리적이고 타당한 해석을 내놓은 것에 대해 압박 가해 해석을 바꾸려는 시도는 굉장히 온당치 않고 자제돼야 한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촉구했습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민주당이 낸 탄핵안 철회서를 결재하면서, 탄핵안은 하루 만에 철회됐습니다. 이광재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련 질의에 이렇게 답했는데요. 이 사무총장은 “법률적 미비인지 해석 차이인지에 논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일반적으로 의장과 양당 원내대표들이 협의해서 처리했는데,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습니다.
 
여, 권한쟁의·가처분 맞불예산·쌍특검까지 곳곳 지뢰밭
 
국민의힘은 안건 보고 자체도 의제에 올랐다고 봐야 한다며, 본회의 동의 없는 탄핵안 철회는 불법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또 김 의장의 탄핵안 결재는 국민의힘의 동의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김 의장을 상대로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고, 민주당의 탄핵안 재상정을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도 청구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탄핵소추안이나 해임건의안은 보고된 지 72시간이 지나면 폐기되는데 폐기는 부결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며 “국회의장이 민주당에서 제출한 탄핵소추안 철회 건을 본회의 동의를 안 거치고 처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번 정기국회 내에서는 철회된 내용과 같은 내용의 탄핵소추안이 상정돼선 안 된다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까지 같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탄핵안 발의와 함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태운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등을 다룰 ‘쌍특검’ 강행 카드까지 꺼내들며 정부여당을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이런 대여 공세의 여파는 당장 예산 정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야 대치가 심화하면,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준수가 불투명해지고 최악의 경우 준예산 편성 가능성까지 거론될 수 있습니다.
 
얼어붙은 정국이 내년 총선까지 장기화할 여지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총선 승리 욕심에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비판에 나선 상황입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한 것은 방통위 업무를 장시간 마비시켜 가짜뉴스와 편향 뉴스를 적극 활용해 총선에서 이기겠다는 일그러진 욕심 때문”이라며 “검사 탄핵은 명백한 방탄 탄핵일 뿐 아니라 보복 압박, 노골적 사법 방해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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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