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부담 커지는데…LPG값 상승세 멈추나

올해 8월까지 하락 후 9월부터 다시 '들썩'
국내 LPG 가격 국제 LPG 가격 상승 기인
LPG 수입·생산업체 만난 정부, 가격안정 요청

입력 : 2023-11-14 오후 5:29:37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 자영업자 김모 씨는 고물가에 LPG 비용 부담까지 더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연료비마저 뛰면, 재료비·인건비 등을 제외한 순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김모 씨는 "큰 LPG 통 두 개 정도가 한 달이면 쓴다. 한 통에 5~6만원 정도"라며 "재료비 등은 오른 상황에서 매출은 그대로거나 점점 줄어가니, LPG 가격마저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 LPG 차량을 구매한 사회초년생 이모 씨는 가스충전소에 들릴 때마다 한숨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예전 700원대였던 가스비가 1000원 이상까지 치솟더니 하락한 값도 리터랑 950원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이모 씨는 "요즘은 리터랑 800원대 충전소를 찾기 힘들다. 가스가 많이 남았어도 800원대 충전소가 보이면 바로 들어간다. 가득충전이 3만원대에서 4만원대로 오르더니 요즘은 5만원 넣어야 가득찬다. 물가가 정말 월급 빼고 다 오른 것 같다"며 토로했습니다. 
 
여름철 전기료 폭탄에 이어 겨울철 난방비 걱정이 앞선 가운데 '서민 연료'로 지목된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도 LPG 수입·생산업체와 유관기관을 만나 가격안정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는 등 LPG값 잡기에 나섰습니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LPG 가격은 9월부터 점차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주유소 모습. (사진=뉴시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LPG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LPG 수입·생산업체와 유관기관을 만나 가격안정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이날 한국석유공사의 오피넷 집계를 보면 LPG 전국 평균 가격은 971원을 기록했습니다. 전국 최저가는 803원이며, 최고가는 1255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올해 1월 최고가를 찍었던 국내 LPG 가격은 8월까지 지속 하락한 바 있습니다. 올해 1월 1일 전국 평균 LPG 가격은 1021원이었습니다. 이후 2월(1일 기준)에는 1010원, 3월 991원, 4월 989원, 5월 988원, 6월 962원, 7월 909원, 8월 886원까지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8월을 기점으로 점차 LPG 가격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전국 평균 LPG 가격은 9월 895원으로 오르더니, 10월앤 938원, 11월 초 952원까지 올랐습니다. 
 
국내 LPG 가격 상승은 국제 LPG 가격에 기인합니다. 지난 6월~7월까지 국제 LPG 가격은 3~400달러대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8월부터 톤당 470달러 정도를 유지했으며, 9월엔 90달러가 올라 560달러 수준을, 10월엔 52달러가 오르면서 600달러대의 가격을 형성했습니다. 이달에는 평균 7.5달러 오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부도 유류세 20% 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들썩이는 LPG 가격 앞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입니다. 때문에 정부로서는 LPG 가격안정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유법민 산업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은 “연말까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했으며 추가적인 부담 완화 방안도 검토하는 등 LPG 가격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그간 LPG 업계에서 소비자 연료비 부담을 고려해 국제가격, 환율상승 등 LPG 국내 가격 인상 요인을 일부만 반영하며 정부 물가정책에 협조해 준 점 감사하다.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동절기를 앞두고 안정적인 연료 공급을 위해 노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이날 자리한 LPG 업계는 “수입 대부분은 북미산 LPG를 도입하고 있어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에 따른 수급 문제는 없다”며 “최근 LPG 국제가격 상승으로 가격 인상 요인이 있지만, 동절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의 고통 분담 차원에서 LPG 가격안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회답했습니다.
 
하지만 LPG 가격이 안정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국제 이슈 등을 근거로 한 곳에서 올리면 연쇄적으로 올리는 시장 속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대기업이 운영하는 직영 LPG 충전소외에 자영업자들의 하소연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부 지역 LPG 충전소에서는 공급업체의 가격 후려치기 등 갑질 횡포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공정당국도 LPG를 둘러싼 갑질 혐의와 가격 짬짜미 가능성 등을 열어놓고 집중 점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정위 측은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민생품목·중간재 등과 관련된 담합 발생 가능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제보 등을 통해 구체적 담합 혐의가 포착될 경우 조사에 착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LPG 충전소와 정유업계를 향한 조사와 관련해 공정위 관계자는 "어떤 내용을 조사 중인지 얘기하긴 어렵다. 또 LPG 등 주유업계가 담합 조사 대상에 들어가 있는지에 대해선 얘기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LPG 가격은 9월부터 점차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주유소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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