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자주권으로 인해 미국과 마주 앉는 일 없을 것"

정찰위성 발사 "주권적 권리" 주장…유엔안보리 회의에 "규탄 배격" 비판

입력 : 2023-11-30 오전 8:10:20
지난해 8월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30일 미국을 향해 "주권국가의 자주권은 그 어떤 경우에도 협상의제로 될 수 없으며 그로 인해 우리가 미국과 마주 앉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조미(북미) 대화 재개의 시간과 의제를 정하라고 한 미국에 다시 한번 명백히 해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 부부장이 담화를 낸 것은 지난 7월 이후 4개월여 만입니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지난 27일(현지시간) 열린 회의에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문제를 논의한 것을 비판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김 부부장의 발언은 북한의 위성 발사에 대한 정당성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읽힙니다. 당시 안보리 회의에서 대북 규탄 성명 발표나 결의안 채택과 같은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지 못한 채 종료됐습니다.
 
김 부부장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과 그에 추종하는 일부 세력들에 의해 주권국가들의 자주권이 난폭하게 유린되고 극도의 이중기준이 파렴치하게 적용되며 부정의와 강권이 난무하는 무법천지로 변질되고 있는데 대하여 개탄하며 이를 단호히 규탄 배격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주되는 위협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적 권리 행사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이를 훼방하고 억압하려는 미국의 강권과 전횡으로부터 초래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또 "앞에서는 대화 타령을 늘어놓고 뒤에서는 군사력을 휘두르는 것이 미국이 선호하는 '힘을 통한 평화'라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같이 준비돼야 하며 특히 대결에 더 철저히 준비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한 대미 입장"이라고 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우리 국가의 주권적 권리에 속하는 모든 것을 키워나가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모든 유엔 성원국이 향유하는 주권적 권리들을 앞으로도 계속 당당히 제한 없이 행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통신은 30일 정찰위성으로 미국 샌디에이고 해군기지와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 주일미군 공군기지를 촬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에 따르면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는 전날 정찰위성이 시험촬영한 사진 자료와 정찰위성에 대한 세밀조종관련 내용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고했습니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커다란 기대와 만족을 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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