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사영화 '졸속 심사' 두고 대립…YTN 노조 '총력투쟁'

방통위 YTN 매각 '일단 보류' 했지만 불씨 여전
'졸속 심사' 두고 '대립각'…이동관 "매우 유감·억지 생트집"
YTN 구성원들 '졸속 심사' 문제 삼고 총력 투쟁 예고
"일련의 과정들 모두 졸속·비상식적…유진에 내주려는 '정지 작업'"

입력 : 2023-11-30 오후 12:21:45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유진이앤티(유진그룹)가 신청한 YTN(040300) 최다액 출자자 변경 건에 대해 의결을 보류하며 많은 이들의 우려를 자아냈던 사영화에 일단 제동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심사위원회가 적격의견을 낸 상태에서 승인을 미룬 것일 뿐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데요. 특히 졸속 심사논란을 두고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YTN 구성원들이 총력 대응 방침을 예고해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2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제44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통위는 지난 29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YTN 최다액 출자자 변경 신청 승인 건과 관련해 유진이앤티의 구체적인 계획을 더 들어보고 결정하겠다며 의결을 보류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졸속 심사비판과 관련해 방통위가 속도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는데요. 의결 보류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의 변경 신청 승인이 타당하다는 결론도 함께 내며 명분을 확보하는 모양새를 취했기 때문입니다.
 
이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졸속 심사비판과 관련해 날 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 처음부터 졸속 심사·짜맞추기 심사이런 정치 공세를 한 데 대해선 유감으로 생각한다라며 특히 방통위 마비를 겨냥해 묻지마 탄핵을 진행하는 야당이 탄핵 사유로 (YTN 매각을추가했는데 억지 생트집이라 생각한다라고 꼬집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사진=뉴시스)
 
방통위 측도 졸속 심사우려에 문제가 될 것 없다는 입장입니다. 방통위 관계자는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심사 기간이 짧았다는 지적에 방송법상 최대 60일 이내에 통보하게 돼 있기 때문에 (심사일과 관련해) 정형화된 건 없다라며 이번에 보도전문채널(PP) 쪽 신청은 처음이었지만 앞선 지상파 사례를 보니 심사에 보통 2~3일 걸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방통위는 YTN과 연합뉴스TV의 최다액 출자자 변경 심사를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 간 진행했습니다.
 
29일 YTN 사옥 앞에서 YTN 구성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부)
 
총력 투쟁예고한 YTN 구성원들…”YTN 장악 안 돼
 
하지만 YTN 노조는 이번 의결 보류에도 졸속 심사문제가 심각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투쟁 강화를 예고했는데요. YTN 구성원들은 방통위 전체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 위원장의 탄핵 이슈 등 정치적 상황을 지켜봄과 동시에 매각을 막기 위한 총력 투쟁 방침을 확고히 했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부도 성명을 통해 지난 21일 심사위원회가 꾸려지고 일주일도 안 돼 심사를 마치고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애초부터 말이 안됐다라며 일반 방송사 재승인 재허가 심사 때도 제출 서류가 책으로 서너 권인데, 승인 신청 하루 만에 기본계획을 의결한 건 전례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졸속 심사·날치기 매각은 방통위의 재량권 남용이 명백하고, 불법적 2인 체제 방통위의 의결은 이동관 탄핵으로 인해 모두가 무효가 될 것이라며 “YTN은 결코 장악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YTN 노조 관계자는 시간이 촉박하게 자료를 달라고 해서 기일을 맞출 수가 없었는데 유진그룹에 반드시 넘어가야될 자료들이 아무 것도 넘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을 가지고 (변경을) 신청했는지도 의문스럽다라며 유진그룹이 자료조차 제대로 구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신청부터 했는데 이튿날 바로 (기본계획이) 의결 돼 버리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애초부터 시작됐던 일련의 과정들이 졸속이었고 비상식적으로 흘러갔는데, 유진그룹한테 (YTN) 내주기 위한 정지(整地) 작업이 아니면 논리적으로 아무 것도 설명이 안 된다라며 그런 측면에서 졸속 심사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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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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