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재의요구…노조 "총파업 투쟁"·경제계 "환영"

한국·민주노총 "노동자들 삶 파탄 내는 일"
대한상의 "지극히 상식적이고 합리적"
노란봉투법 사실상 폐기 수순

입력 : 2023-12-01 오후 1:49:33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정부가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조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하면서 노조와 경제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노조는 정부에 맞설 것이라고 투쟁을 예고한 반면 경제계는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안)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안을 의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곧 재의 요구안을 재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 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19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발의된 법안으로 당시 쌍용차 파업으로 노동자가 47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지자 이를 막자는 취지에서 입법이 추진됐습니다.
 
한 총리는 노란봉투법에 대해 "건강한 노사 관계를 크게 저해할 뿐만 아니라 산업현장에 갈등과 혼란을 야기하고 국민 불편과 국가 경제에 막대한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정안은 유독 노동조합에만 민법상 손해배상책임 원칙에 예외를 두는 특혜를 부여하고 있다"면서 "기업이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손해를 입어도 상응하는 책임을 묻기 어렵게 만들어 불법파업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를 두고 양대노총은 즉각반발하며 투쟁 의사를 밝혔습니다. 한국노총은 예정돼 있던 경사노위 부대표급 회의에 불참하기로 했습니다. 사회적 대화 복귀 선언을 하고 한 차례 부대표급 회의를 진행했지만, 앞선 이야기와 다른 모습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한국노총은 "노사법치주의를 외쳤던 정부는 사법부와 입법부의 판단을 깡그리 무시하고, 오로지 사용자단체만의 입장을 조건 없이 수용했다"며 "오히려 손해배상·가압류로 노동자들의 삶을 파탄 내는 일을 막아 안정적인 교섭을 통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해 나가자는 근본 취지, 겨우 한 발 나간 노조할 권리 보장은 공염불이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가 개정 노조법 2·3조 거부권을 행사함으로 자신들이 재벌 대기업의 이익만을 편협하게 대변하고 있음을 스스로 폭로했다"며 "거부권이라는 권력을 휘둘러, 노동자들과 국회와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개정 노조법 2, 3조, 방송3법 즉각 공포 대통령 거부권 행사 반대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및 노조법 2, 3조 개정운동본부 관계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경제계에서는 환영의 입장을 보였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강석구 조사본부장은 "정부 결단을 환영한다며, 지극히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강 조사본부장은 "이번 결정은 이러한 노동조합법의 부작용에 대해 크게 우려한 대토령의 지극히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으로 본다"며 "대통령의 재의 요구권 행사로 노동조합법은 이제 다시 국회로 넘겨졌으며, 국회가 더이상의 입법 논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건의된 거부권을 재가한다면 노란봉투법은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가게 됩니다.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이 다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야당 의석 수를 모두 합쳐도 기준을 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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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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