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디와이디(219550)가
삼부토건(001470) 인수를 위해 끌어 쓴 외부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250억원 규모 공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나섰습니다. 회사의 재무 부담 확대로 추가적 외부 투자자 모집도 쉽지 않자 공모 BW 발행을 결정한 건데요. 채무자인 A그룹의 증권사가 원활한 자금 회수를 위해 직접 공모 BW 주관사로 나서면서 투자자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메자닌 돌려막기의 종착지를 일반 개인으로 설정하면서 주관사의 도덕적 책임과 대규모 오버행(잠재적 물량부담) 부담을 유발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회장 채무 상환에 발 벗고 나선 M&A 조력자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와이디는 최근 250억원 규모의 공모 BW 발행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내달 17일 BW 전환예정가를 확정하고 22~23일 구주주 청약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1주당 우선청약권 부여 금액은 478.13원이며 주식전환가는 990원으로 예정됐습니다. 예정가에 따른 전환가능 물량은 2525만2525주로 발행주식총수(5228만6445주)의 48.30%에 달합니다.
디와이디는 BW를 통해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채무 상환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A증권과 체결한 주식담보대출 상환에 10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며, 5회차 전환사채(CB) 상환에 1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죠.
이일준 대양산업개발 회장은 자본시장에서 한계기업 M&A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이 회장은 비상장회사인 대양건설, 대양산업개발의 자본금을 밑천으로 다수의 상장기업을 인수해 왔죠. 이 회장의 상장사 쇼핑에선 자금줄은 A증권과 계열 저축은행들로 확인됩니다.
M&A 자금, 돌고 돌아 다시 A그룹 품에
5회차 CB의 경우 과거 이 회장이 지배했던
웰바이오텍(010600)이 보유하고 있는데요. 여기부터 자금과 CB의 이동이 조금 복잡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디와이디 5회차 CB의 인수자금은 A그룹을 통해 조달됐습니다. 먼저 웰바이오텍은 A그룹 계열 저축은행을 통해 32회차 CB를 발행해 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죠. 이 자금은 웰바이오텍이 디와이디 5회차 CB 100억원을 인수하는데 사용됩니다.
디와이디 BW발행이 완료되면 5회차 CB는 다시 디와이디에 넘어가게 되는데요. 메자닌 이동 경로를 보면 ‘디와이디(발행)→웰바이오텍→A그룹 관계사→디와이디(인수)’의 모습입니다. 이 과정에서 자금은 ‘A그룹 관계사→웰바이오텍→디와이디→A그룹 관계사’으로 이동하죠. 디와이디의 삼부토건 인수에 A그룹이 밀접하게 관여한 셈입니다.
디와이디가 5회차 CB를 상환하고 나면 웰바이오텍 역시 A금융 저축은행에 100억원 CB를 상환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결국 A그룹을 통해 오간 M&A 자금은 계약서와 수치상으로 변화했을 뿐 모두 제자리로 돌아오는 구조입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디와이디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죠.
A그룹은 삼부토건의 CB도 확보하고 있는데요. 주식전환 시 지분율은 10.45%로 최대주주인 디와이디의 지분율 8.12%를 넘어섭니다. 더구나 디와이디의 삼부토건 지분 전량은 A그룹에 담보로 잡혀있는 상황이죠. BW 발행이 완료되고 나면 디와이디는 삼부토건 주담대를 상환할 예정입니다. 상환이 완료된 이후 A그룹은 삼부토건 CB를 상환하거나 장외 다수 투자자들에게 매각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경우 디와이디는 삼부토건의 지배력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경영권·오버행은 관심 밖
경영권 확보 목적 없이 단순 투자한 A그룹 입장에서는 주담대 이자(10~15%)와 CB, BW 등 메자닌 발행·인수를 통한 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A증권은 이번 BW 발행을 통해 삼부토건 CB를 제외한 웰바이오텍(CB), 디와이디(주담대)등 빌려준 돈 대부분을 상환받는 것과 동시에 BW 발행 수수료 3억5000만원도 챙길 수 있습니다. A증권은 디와이디 공모 BW발행에 잔액인수 계약도 체결했는데요. 10%의 인수수료를 받는 만큼 실권주가 발생하더라도 주식전환 전 BW 매각을 통해 리스크를 어느정도 헷지할 수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사인 A그룹 입장에서 삼부토건, 웰바이오텍, 디와이디의 메자닌 발행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이나 경영권은 관심 밖일 것"이라며 "채권자인 A그룹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회사의 빚을 기존 주주와 일반에 떠넘기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등은 디와이디의 공모 BW의 신용등급을 B-로 책정 투기적 성향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백주영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삼부토건 인수자금 확보에 따른 재무 부담으로 회사의 단기적 유동성 위험은 높은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차입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재무 부담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일준 대양산업개발 회장. (사진=AFC)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