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장려…관건은 '경제적 지원'

"둘째 갖고 싶은데"…둘째 장려, 경제적지원 찾아야
첫째아 구성비 60.6%…둘째아 31.9% 불과
대규모 사업체·고소득자일수록 추가 출산 비중 ↑
"저소득층 임금 탄력성 높아…맞춤 지원해야"

입력 : 2023-12-10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 수원에 거주하는 최모(33) 씨는 첫째를 낳은 뒤 4년만에 둘째를 가졌습니다. 당초 두 살 터울로 자녀를 낳으려고 계획을 세웠으나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않아 임신을 미뤄왔습니다. 최씨 부부는 "첫째가 혼자 노는 것을 볼 때마다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었으나 형편이 여유롭지 않았다"며 "최근 연봉이 올라 둘째를 결심하게 됐다"고 속사정을 토로했습니다. 
 
# 둘째 아이를 원했던 박모(35·회사원) 씨는 아내와 최근 둘째를 낳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전세 대출 이자에다 첫째 아이 교육비 등을 고려하면 중소기업을 다니는 박씨로서는 도저히 둘을 키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박씨는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서울에서는 아이 하나 키우기도 버겁다"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0.7'. 올 3분기 합계출산율입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가 한 명이 채 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곤두박질치는 출산율과 달리 첫아이를 낳은 출산가구의 경우 둘째를 낳고 싶어도 경제적 현실을 고려해 포기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둘째를 낳기 위한 장려책으로 저소득 가구의 경제적 지원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10일 통계청의 '인구동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출산 순위별 출생아 수 구성비를 보면 올 3분기 기준 첫째아의 구성비는 60.6%로 전년동기대비 2.5%포인트 늘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둘째아는 31.9%로 1.8%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셋째아 이상 구성비는 전년대비 0.6%포인트 줄어든 7.5%에 그쳤습니다. 이는 올 3분기에 태어난 아기 10명 중 6명은 첫째이며, 둘째와 셋째는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시도별 합계출산율은 전년동기대비 모든 시도에서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10일 통계청의 '인구동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출산 순위별 출생아 수 구성비를 보면 올해 3분기 기준 둘째아의 구성비는 31.9%로 1.8%포인트 감소했습다. 사진은 베이비페어. (사진=뉴시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공개한 '여성임금과 추가출산과의 상관성 분석' 보고서를 보면 저임금 여성일수록 둘째 출산을 꺼리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출산휴가자 약70만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사업체 규모가 클수록 추가 출산 비중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이상 출산율을 기업 규모별로 보면 1000인 이상에서 35.9%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300인 이상 1000인 미만 31.8%, 100인 이상 300인 미만 30.3%, 30인 이상 100인 미만 27.5%, 10인 이상 30인 미만 26.3%, 10인 미만 22.9% 순입니다.
 
김두순 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은 "사업체 규모가 클수록 추가 출산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고용안정성이 높은 직장에서 추가 출산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임금 수준별 추가 출산율은 이차방정식의 '역 U자' 형태를 보였습니다. 월평균 수입이 50만원 미만인 경우 둘째 이상 출산율은 17.2%에 그쳤습니다. 
 
둘째 이상 출산율이 가장 높은 구간은 35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으로 33.7%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4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 구간에서 33%대를 유지하다 500만원 이상 구간부터 둘째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 팀장은 "고임금 영역대의 출산율 감소는 추가 출산을 하지 않을 때의 기회비용이 출산의 편익보다 더 크기 때문"이라며 "저임금 영역에 대한 소득 보전은 추가 출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10일 통계청의 '인구동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출산 순위별 출생아 수 구성비를 보면 올해 3분기 기준 둘째아의 구성비는 31.9%로 1.8%포인트 감소했습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아울러 저임금 여성 계층에서 추가 출산율이 가장 낮았고 임금이 상승하면서 추가 출산율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고임금 영역대의 추가 출산율은 다시 줄어드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김 팀장은 "저소득층에서 임금 탄력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어 저소득층에 대한 추가 출산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저출산 경향이 강해지면서 아이 1명에 대한 질적 교육투자가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봤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출산 제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육아비용 감소를 위한 정책이 요구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저출산율 대책을 혼인율 상승과 추가 출산율 상승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후자의 추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집중 소득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김 팀장은 "저임금 기혼여성의 비중이 높다"며 "저임금·저소득층 정책 대상 선택과 지원으로 추가출산 유도가 요구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9월 출생아 수는 전년동월보다 14.6%(3211명) 감소한 1만8707명에 그쳤습니다. 올 3분기 출생아는 5만6794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1.5%(7381명) 줄었습니다.
 
여성 한 명이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올 3분기 기준 0.7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3분기보다 0.1명 줄어든 수치입니다. 
 
10일 통계청의 '인구동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출산 순위별 출생아 수 구성비를 보면 올해 3분기 기준 둘째아의 구성비는 31.9%로 1.8%포인트 감소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원아.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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