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많은 날 폐 지키는 5가지 행동수칙

입력 : 2023-12-12 오후 2:30:08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전 세계 사망원인 3위로 미세먼지로 인해 악화될 수 있지만,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는 5가지 행동 수칙만 지켜도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대표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중년 이후부터 서서히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나이가 많고 오랜 기간 흡연을 지속한 사람일수록 질환에 노출되 위험이 높습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기침과 기침 발작 후 소량의 끈끈한 객담 배출, 호흡 곤란, 천명음과 흉부 압박감 등이 있습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가장 중요한 발병 원인은 흡연입니다. 일반적으로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에게서 호흡기 증상의 발생과 폐 기능의 이상 소견이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외의 원인으로 미세먼지, 대기오염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서서히 진행되는데 처음에는 간혹 가벼운 호흡 곤란과 기침이 나타나고, 병이 진행되면서 호흡 곤란이 심해져 말기에 이르면 심장 기능도 떨어지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겨울과 봄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기 때문에 이 시기에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급성 악화 위험이 높아집니다.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팀은 40세부터 79세 사이의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102명을 절반으로 나눠, 한 집단에게는 미세먼지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5가지 행동 수칙을 9개월 동안 지키게 한 후 나머지 집단과 비교한 결과, 통상적인 치료만 받은 나머지 집단과는 다르게 만성폐쇄성폐질환 증상과 환자들의 삶의 질 등의 지표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세먼지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5가지 행동 수칙은 집 안에 24시간 공기청정기 가동과 규칙적인 집안 환기, 대기오염지수가 높을 때 외출을 자제, 꾸준한 흡입기 치료 등입니다. 5가지 행동 수칙은 환자들이 만성폐쇄성폐질환 노출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연구팀의 선행 연구를 통해 선정됐습니다. 연구팀은 다른 집단에게는 3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인 외래 진료를 통한 치료만 실시하고, 5가지 행동수칙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미세먼지 노출' 줄여도 증상 악화 막을 수 있어
 
3개월마다 두 집단 환자들에게 환자 스스로 만성폐쇄성폐질 상태를 체크하는 세인트조지호흡기설문과 만성폐쇄성폐질환 평가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9개월 후 행동수칙을 지킨 환자 집단의 세인트조지호흡기설문 점수가 평균 35.26점에서 31.82점으로 약 3.4점 낮아진 반면, 일상적인 치료만 시행한 집단은 평균 34.76점에서 37.27점으로 약 2.5점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인트조지호흡기설문과 만성폐쇄성폐질환 평가 테스트 점수가 낮아질수록 질환이 호전된 것을 의미합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삶의 질 평가 지표인 만성폐쇄성폐질환 평가 테스트 점수에서도 행동수칙을 지킨 환자 집단의 점수가 9개월 후 평균 1.2점 감소한 반면 일상적인 치료만 시행한 집단은 2.7점 높아졌습니다.
 
특히 행동수칙을 지키도록 한 환자 집단을 수칙 준수 정도에 따라 둘로 나눠 만성폐쇄성폐질환 평가 테스트 점수를 비교했는데, 행동수칙을 잘 지킨 환자들의 9개월 후 만성폐쇄성폐질환 평가 테스트 점수가 평균 17.9점에서 15점으로 떨어진 반면, 비교적 덜 지킨 환자들은 평균 13.8점에서 14.1점으로 다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세먼지는 굵기가 머리카락 굵기 7분의 1정도인 입경 10μm 이하이며, 초미세먼지의 굵기는 그의 4분의 1 정도인 입경 2.5μm 이하입니다. 매연이나 건설 현장의 날림 먼지 등이 미세먼지에 속하며 음식을 조리할 때도 발생할 수 있죠.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봄철에는 중국으로부터 날아오는 황사로 인해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높아집니다.
 
미세먼지는 천식과 기관지염, 비염, 결막염 등 염증 반응으로 인해 나타나는 각종 질환을 발생 및 악화시키는데요. 고혈압, 부정맥 등 심혈관계 질환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또한 장기적인 흡연이나 가스 노출로 폐포가 손상돼 결국 숨쉬기 힘들어지는 만성폐쇄성폐질환도 미세먼지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환자들이 미세먼지 노출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을 했을 때 얼마만큼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나빠지지 않는지에 대한 연구는 없었습니다.
 
이번 연구의 책임연구자인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근본적으로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이 평소 일상생활에서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는 생활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만성폐쇄성폐질환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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