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쩍 않는 '친명'…커지는 '반명' 원심력

김민석 "이낙연 신당, 사쿠라 노선"
‘3총리·낙준’…속도붙는 제3지대

입력 : 2023-12-12 오후 6:06:39
김민석 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국민의힘이 ‘물갈이’ 물꼬를 튼 것과 대조적으로 민주당은 변화에 요지부동인 모습입니다. 당내 혁신을 요구하며 당과의 결별을 시사하는 목소리에 친명(친이재명)계는 강한 거부 반응을 보였는데요. 이에 당 비주류는 결집을 시도하며 ‘반명(반이재명)’ 원심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사쿠라·정계은퇴’…친명 ‘십자포화’
 
민주당은 12일에도 '사쿠라 논쟁'을 둘러싼 늪에 빠졌습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민석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정권의 무도와 무능을 견제하고 심판하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며 “이 절대 과제를 흔드는 ‘이낙연 신당론’은 결국 윤석열 검찰독재의 공작정치에 놀아나고 협력하는 사이비 야당, 즉 사쿠라 노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어로 벚꽃이란 뜻의 ‘사쿠라’는 한국 정치권에서 정부여당과 야합하거나 변절한 정치인을 비하하는 표현입니다. 김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도 이낙연 전 대표 신당론에 “이 시대 과제가 뭔지 알지 못하는 전형적 사쿠라”라고 비난했는데, 이날도 비슷한 수위의 언급을 이어간 겁니다.
 
혁신계를 자처하는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으로 구성된 ‘원칙과 상식’을 향해서는 “과거 제 선택을 비판한 분이라면 백배 더 강하게 이낙연 신당을 비판해주길 바란다”고 했는데요. 앞서 원칙과 상식은 김 의원이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탈당한 뒤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통합21에 합류해 비판을 받았던 점을 상기하며 반격했습니다. 이날 김 의원의 발언은 이 지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원외 친명 세력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 전 대표 등 비주류를 대상으로 십자포화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낙연 전 총리는 당원들이 뽑은 대표의 정당성을 부정하며 신당 창당을 운운하고, 소수의 중진 의원들은 사조직을 만들어 당원들과 싸우고 있다”며 “이 전 총리가 갈 길은 민주당과 싸우는 신당 창당이 아니라 민주당을 살리는 정계 은퇴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빨라지는 ‘3총리·낙준’…다음 주 분수령 맞는다
 
당 주류의 비난이 거세질수록, 비주류의 결집 여부는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정계 거물급으로 꼽히는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와의 연대설이 대표적입니다. 최근 이 전 대표와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 등 문재인정부 시절 ‘총리 3인방’은 선거제 개편에 대한 지도부 방향 설정과 관련해 한 목소리로 비판했습니다. 지도부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 가능성을 시사하자 이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겁니다.
 
3총리 연대에 가장 적극적인 쪽은 이 전 대표입니다. 그는 최근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와 연달아 일대일 회동을 했다고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들의 연합 전선이 구축될 경우 야권에 미칠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그 실체가 가시화한 단계는 아닙니다. 정 전 총리는 전날 3총리 연대설에 “그런 것 없다”고 일축했는데요.
 
다만 이 전 대표와는 “언제든 만날 수 있다”며 소통 여지를 열어뒀습니다. 연일 커지는 당내 원심력은 다음 주 분수령을 맞을 전망인데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이낙연김부겸 전 총리는 오는 18일 다큐영화 '길위에 김대중' 시사회에 나란히 참석할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서 어떤 얘기가 오가느냐에 따라 민주당 내부 권력구도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전직 대표를 주축으로 하는 ‘이준석-이낙연’ 연대도 관심 대상입니다. 양당 전직 대표는 지낸 두 사람이 창당하면, 제3지대 구심점으로 떠오를 여지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죠. 이낙연 전 대표는 “이준석 전 대표와 때가 되면 만날 것”이라고 했고, 이준석 전 대표도 “만날 준비는 돼 있다”고 화답한 상황입니다. 최근 두 사람은 양측의 회동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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