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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북클로징(회계연도 장부를 결산하는 시점)이 다가온다. 2023년 자본시장은 고금리와 그에 따른 정부 정책의 변화 등 변수가 난립하는 시장이었다. 이에 <IB토마토>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순위 변동을 살펴보고, 앞으로 다가올 새해에 대한 시장의 전망을 살펴고자 한다.(편집자주)
(사진=픽사베이)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2023년 ECM(주식자본시장) 시장에서 증권사의 순위는 4분기 실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주관을 통합한 ECM 주관 순위에서는 NH투자증권이 도합 2조9311억원으로 선두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3분기까지 선두를 유지했던 한국투자증권은 2조4443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치열하게 전개됐던 두 증권사의 1위 대결은 결국 빅딜에 얼마만큼 참여했는가에 희비가 엇갈렸다.
빅딜이 가른 IPO, 미래에셋 막판 역전·KB 뒷심
앞서 3분기까지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IPO시장에서 나란히 주관실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
에코프로머티(450080)리얼즈의 상장으로 단박에 순위 변동을 이뤄냈다.
3위는 3분기까지 1위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까지 주관실적에서 8598억원을 기록해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4분기부터는 이렇다 할 주관실적을 내지 못해 4분기가 끝나가는 시점에도 주관실적에서 8598억원을 유지했다.
4위는 막판 뒷심을 발휘한 KB증권이 차지했다. 앞서 7월까지 IPO실적에서 0을 기록하던 KB증권은 HD현대마린솔루션(구 HD현대글로벌서비스) 국내 단독대표주관을 시작으로 12일엔 올해 시장의 마지막 대어라 평가받는
LS머트리얼즈(417200)를 상장시킨다. KB증권은 12일 기준 주관실적에서 6394억원을 기록했다.
5위는 2분기까지 1위를 기록한
삼성증권(016360)이 차지했다. 삼성증권은 11일까지 주관실적 3005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TSMC의 국내 유일 파트너사인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기업
에이직랜드(445090)를 상장시켜 반도체 기업 IPO 명가로서의 명성을 증명했지만, 3조원대 하반기 IPO 대어로 기대받던 SGI서울보증이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하면서 5위에 만족해야 했다.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IPO시장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회복되는 양상이 나타났다"라며 "IPO 시장 침체로 조 단위 대형 기업공개는 지속해서 연기되고 있으나, 중소형 공모주의 경우 수요예측 절차에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며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루닛이 가른 유상증자 1위와 2위
결국 유상증자에선 1조원 이상 빅딜에 얼마만큼 참여하느냐에 따라 순위의 희비가 엇갈렸다. 11일 기준 유상증자 주관실적 1위는 NH투자증권이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은 연초 롯데케미칼 유상증자에서 1502억원 규모 주관 실적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하반기에 이어진 SK이노베이션과 한화오션 유상증자에도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11일 기준 발행 완료건을 기준으로 NH투자증권의 유상증자 주관 실적은 1조6890억원을 기록했다.
2위는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연초 롯데케미칼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못해 상반기까지 10위권 안팎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총 1조1433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데 이어 4153억원 규모
CJ CGV(079160)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ECM시장 강자로서의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 딜로 5716억원, CJ CGV 딜로 1384억원의 주관 실적을 쌓았고 이어 1조 9553억원 규모 한화오션 유상증자에 참여해 1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12월11일 기준 발행 완료건 기준 한국투자증권은 유상증자에서 1조5845억원 주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유상증자 시장 주관실적 경쟁에서 1위와 2위 나뉜 결정적인 딜은
루닛(328130)의 유상증자 건이었다. 앞서 3분기까지는 중형급 딜을 꾸준하게 주관한 한국투자증권의 근소한 우위를 확보했었다. 하지만 4분기들어 한국투자증권이 다소 주춤한 틈을 노려 NH투자증권이 2002억원 규모 유상증자 딜을 맡아 1위를 차지했다. 이후 한화오션의 유상증자가 있었지만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대표주관을 맡아 격차를 벌리지는 못했다.
3위는 총 9999억원의 주관실적을 기록한 KB증권이 차지했다. KB증권은 3분기까지 4823억원을 주관해 4715억원을 주관한 4위 삼성증권과는 100억원 내외 차이에 불과했다. 하지만 4분기 들어 한화오션과 같은 대형 딜에 참여는 물론, 총 1112억원 규모
코스모화학(005420)과 503억원 규모
EDGC(245620)등 중형급 딜을 잇따라 따내며 4위인 신한투자증권과도 격차를 벌렸다.
4위는 총 8765억원을 주관한 신한투자증권이 차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까지 4586억원을 주관해 유상증자 주관 순위에서 5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화오션 유상증자에 참여해 3분기까지 유상증자 진행 실적에 육박하는 3911억원 실적을 한 번에 거둘 수 있었다. 순위 역전은 물론 5위인
대신증권(003540)과도 격차를 벌렸다.
3분기까지 4위 자리를 지킨 삼성증권은 올 3분기까지 총 5건의 유상증자 주관 업무를 맡아 471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4분기 들어서는 대형딜에 참가하지 못했다. 4분기에 삼성증권이 참여한 유상증자 딜은 741억원 규모
메드팩토(235980) 유상증자 건이 전부였다. 이에 따라 3분기까지 9위에 머물러 있던 대신증권에게 5위 자리도 내줘야 했다.
대신증권은 1380억원 규모
CR홀딩스(000480)의 유상증자를 단독 주관한데 이어 한화오션 유상증자에 공동 대표 주관사로 참여해 실적을 쌓을 수 있었다. 대신증권의 4분기까지 유상증자 총액은 6505억원으로 빅딜 한개와 중형급 딜 한개로 바로 순위 역전을 이뤄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