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전세계 5G 다운로드 속도가 전년 대비 개선됐습니다. 다만 지난해를 포함해 2년 연속 5G 속도 1위를 기록했던 한국의 순위는 2위로 밀려났습니다. 통신3사의 5G 28㎓ 대역 포기로 LTE 대비 20배 빠른 '진짜 5G'가 좌초된 가운데, 추가 주파수 할당과 기지국 투자로 품질 제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20일 인터넷 속도 측정 사이트 스피드테스트를 운영하는 우클라(Ookla)에 따르면 글로벌 5G 다운로드 속도 중앙값은 3분기 기준 203.04Mbps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 168.27Mbps 대비 20.7% 증가했습니다.
업로드 속도와 대기 시간도 소폭 개선됐습니다. 5G 업로드 속도 중앙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 18.71Mbps 대비 1.2% 빨라진 18.93Mbps에 도달했고, 네트워크 응답성의 중요 지표인 다중서버 대기 시간은 지난해 45ms에서 올해 44ms로 향상됐습니다.
올해와 지난해 5G 속도 비료. (자료=우클라)
글로벌 속도는 증가했지만, 한국의 5G 성적은 뒷걸음쳤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한국은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는데요. 이번 결과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의 5G 다운로드 속도는 592.01Mbps로 한국의 속도인 507.59Mbps 대비 16.7% 빠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랍에미리트의 5G 속도가 지난해 511.70Mbps 대비 대폭 개선된 것과 달리 한국의 5G 다운로드 속도는 지난해 516.15Mbps보다 느려진 것이 순위변동의 결정타가 됐습니다. 우클라는 "통신사업자 에티살랏(Etisalat)과 두(du)가 치열하게 경쟁한 결과 5G 커버리지가 확장된 영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국내 통신업계는 이번 결과에 대해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은 결과라고 입을 모읍니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측정 조건이나 방식에 대한 공개 없이 수치 결과만 나와 있다"며 "공신력을 갖추지 못한 결과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5G 품질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결과를 반면교사 삼을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통신3사가 포기한 5G 28㎓ 주파수를 써야 진정한 5G 품질이 나올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실제 에티살랏이 올해 초 LTE와 5G를 혼합한 5G 비단독모드(NSA)에서 5G 코어망·제어장치·5G 기지국을 연결한 단독모드(SA)로 전환했고, 두도 최근 해당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경쟁을 지속했는데요. 국내 통신3사도 품질 제고를 위해 경쟁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정부는 5G 주파수 추가 공급으로 국내 통신 서비스의 품질 제고에 나설 방침입니다. 주파수 폭이 확대되면 통신 서비스가 더 빨라질 수 있는데요. 주파수 공급계획 본격화로 통신사의 투자도 뒤따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초 5G 주파수 추가할당에 대한 발표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