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사 협의 없이 하도급대금 깎은 아시아 '제재'

아시아 "수급사업자 계약위반, 정당 상계한 것"
공정위 "손해 입었어도, 납품사와 협의 했어야"

입력 : 2023-12-21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승인받지 않은 원재료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하도급대금 중 일부를 주지 않은 화성시 소재의 차량용 전기 배선장치 제조·판매가 덜미를 잡혔습니다. 납품사와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산출한 손해액을 하도급대금에서 제외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식회사 아시아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해 시정조치했다고 21일 밝혔습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아시아는 2018년 3월부터 4월까지 납품받은 차량용 전선에서 수급사업자가 승인받지 않은 원재료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5월 말 납품받은 전선의 하도급대금 중 일부인 3억31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또 하도급대금을 어음대체결제수단으로 지급하면서 발생한 수수료 8000만원도 주지 않았습니다.
 
공정위는 아시아의 이 같은 행위가 하도급법 제13조 제1항, 제7항을 위반한 것으로 봤습니다.
 
아시아는 납품받은 전선이 국제표준규격(ISO)에 의해 제조되는 규격품으로 하도급법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수급사업자의 원재료 무단 변경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어도 아시아가 차감한 하도급대금 3억3100만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 지급 의무가 상계로 소멸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공정위 측 설명입니다.
 
다만 수급사업자의 책임성 정도에 따라 손해액 산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반품이 수급사업자의 원인 제공으로 발생해 손해액(반품액)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하도급대금에 대한 지급명령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어음대체결제수단 수수료 미지급행위에 대해서는 지급명령 및 향후 재발방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하나 공정위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제조하도급과장은 "납품사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산출한 금액을 미지급할 경우 법 위반이 될 수 있다"며 "법 위반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차량용 전기 배선장치 제조·판매업체인 아시아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해 시정조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공정위 현판. (사진=뉴스토마토)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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