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공수처…수장 공백 불가피

후보추천위, 4차회의서도 최종후보 선정 무산
내외부 어려움에 ‘수장 공백’으로 표류 우려

입력 : 2023-12-21 오후 2:02:45
 
 
[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차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최종 후보 2명을 선정하는 작업이 또 불발됐습니다. 김진욱 공수처장의 임기는 앞으로 30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시간적으로 김 처장의 퇴임 전까지 차기 공수처장 임명이 쉽지 않아 공수처의 수장 공백 상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후보추천위, 4차 회의서도 최종 후보 선정 ‘무산’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는 전날 오후 국회에서 4차 회의를 열고, 후보 8명 중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천할 최종 후보 2명을 추리기 위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또다시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후보추천위는 앞서 지난달 30일 2차 회의, 이달 6일 3차 회의에서도 후보 선정을 시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추천위는 오는 28일 5차 회의를 열고 다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1차 후보군에는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과 한상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민석·오동운 변호사 등 판사 출신 4명과, 이혁·이천세·이태한 변호사 등 검사 출신 3명 그리고 검사에서 판사로 전직한 최창석 변호사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4차 회의가 열린 이날은 공수처장 공백 상황을 없게 할 마지노선으로 꼽혔습니다. 공수처장은 후보추천위에서 선정한 최종 후보 2명 중 1명을 대통령이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고려하면 대략 1달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12월 중순에는 최종 후보가 선정될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내외부적 어려움 겪는 위기의 공수처…‘수장 공백’까지 가중
 
현 김진욱 공수처장의 임기는 내년 1월20일까지로, 앞으로 30일 남았습니다. 오는 28일 5차 회의에서 최종 후보 2명이 확정된다 해도, 물리적으로 김 처장이 퇴임하기 전까지 임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공수처 입장에서는 수장 공백 사태가 불가피합니다.
  
공수처는 내외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단 인력 이탈 문제가 심각합니다. 공수처 출범부터 함께한 1기 검사들의 잇따른 사퇴로 1기 검사는 13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단 2명만이 남은 상황입니다. 
 
최근엔 내부 갈등도 불거졌습니다. 김명석 부장검사(인권수사정책관)가 언론 기고를 통해 공수처 내부의 정치적 편향과 인사 전횡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논란이 됐습니다. 공수처는 김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에 들어갔습니다. 여운국 차장검사는 개인 자격으로 김 부장검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습니다.
 
외부적 문제로 가장 지적을 받는 건 ‘수사력 부족’입니다. 공수처는 2021년 출범 이후 5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모두 기각돼 ‘5전 5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다 보니 중심을 잡아줄 수장마저 없으면 공수처가 지금보다 더 표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이 2022년 826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정문에서 열린 공식 CI 반영 현판 제막식에서 구호에 맞춰 제막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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