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시험대 오른 이커머스…"신성장 동력 확보 절실"

최근 이커머스 시장 정체 흐름…매출 증감률 둔화
온·오프 경쟁 구도 심화, 해외 이커머스 공습 등 위협 요인 산적
전문가들 "기존 성공 방정식 버리고 신성장 동력 확보 골몰해야"

입력 : 2024-01-03 오후 3:27:19
 
[뉴스토마토 김충범·이지유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전후해 급성장 가도를 구가해온 이커머스 업계가 2024년 갑진년을 맞아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그간 유통 시장의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전환됨에 따라, 쿠팡, SSG닷컴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최대한 외형 성장에 집중해 이어왔는데요.
 
최근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오프라인 소비 활동의 본격적 재개, 알리 등 해외 이커머스의 공습까지 맞물리면서, 업체들은 기존의 성공 방정식을 버리고 신성장 동력 확보에 골몰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2개 주요 온라인 유통 업체의 전년 대비 연간 매출 증감률은 △2020년 18.4% △2021년 15.7% △2022년 9.5% △2023년(상반기 기준) 7.2%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동안 상승폭이 다소 확대되긴 했지만, 최근 3~4년간 추이로 볼 때 전반적으로 서서히 증감률이 둔화하는 모습인데요.
 
이처럼 이커머스 업계의 영향력이 예년에 비해 둔화했다는 것은 빠른 배송 등 기존 콘텐츠 만으로 더 이상 시장을 공략하기 어려워졌음을 의미합니다.
 
무엇보다 최근 수년간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며 소비 심리 자체가 위축되고,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도 이커머스가 갖추지 못한 체험형 콘텐츠 도입에 박차를 가하면서 온·오프라인 간 경쟁 구도가 심화하는 점도 한몫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큐텐, 알리, 테무 등 해외 직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점도 기존 이커머스 업계에 큰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단 업계도 이 같은 위기의식 속에 업역 확장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지난달 쿠팡의 경우 모회사 쿠팡Inc가 세계 최대 규모 명품 패션 플랫폼인 '파페치(Farfetch)'를 인수했습니다. 파페치는 에르메스, 루이뷔통, 샤넬 등 1400개 명품 브랜드를 미국 등 190개국 이상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세계 최대 규모 온라인 명품 기업입니다.
 
쿠팡의 이 같은 결정은 주력 품목인 생필품을 벗어나 명품 영역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한 방침으로 보입니다.
 
SSG닷컴은 리셀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를 적극 도입하는 추세인데요. SSG닷컴은 지난달 공식스토어 내 프리미엄 리빙 리셀 플랫폼 '풀티(Fullty)' 입점에 나섰습니다. 풀티는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 중고 명품 가구 및 소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리셀 플랫폼입니다.
 
SSG닷컴은 상품 상태 및 사용도 등에 따라 'S', 'A+', 'A', 'B급'으로 등급을 나눠 가격을 책정하고 스크래치, 오염 등 상세 정보도 함께 안내합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커머스 시장의 확장과 함께 업체 간 더욱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확실한 신성장 동력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한 유통 업계 전문가는 "이커머스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한 만큼 국내 시장에서 기존 콘텐츠만으로 안정적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며 "특히 알리 등 공습에 대비할 수 있도록 이커머스 시장의 글로벌·광역화 흐름에 맞는 획기적 콘텐츠 발굴에 나서야 하고, 체계적인 역직구 시스템 등을 도입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고객 경험 만족도를 높이는 노력도 경주해야 한다는 분석인데요.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는 이커머스 업계가 전반적으로 지속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 전환점 시기"라며 "업계가 애플리케이션(앱)과 오프라인 유통의 문지방을 없애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소비자의 쇼핑 앱에 습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앱 경험을 개선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배송 캠프에서 택배 기사들이 배송 준비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이지유 기자 acechu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충범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