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새해 벽두부터 통신3사가 키즈폰 경쟁에 나섰습니다. 캐릭터 상품을 입힌 제품과 키즈 전용 기능 탑재로 아이들과 부모들을 공략 중입니다. 저가시장이 일찌감치 형성되면서 휴대폰을 보유한 아이들이 이미 많은 데도 지속해서 신학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가족 간 결합할인을 강화해 기존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효과를 키우기 위함입니다.
LG유플러스(032640)는 9일 LTE 스마트폰 춘식이2를 공개했습니다.
삼성전자(005930) 갤럭시A24 모델을 기반으로 한 7번째 U+ 키즈폰입니다.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을 강화하고, 선탑재된 키위플레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위치확인, 폰 제어, 보상 기능 등을 제공합니다. 하나은행과 함께 만든 아이부자 앱도 넣었습니다. 충전식 선불형 카드와 연동해 '모으고 쓰고 불리고 나누는' 용돈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10일부터 판매에 들어가며 출고가는 39만6000원입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SK텔레콤(017670)이 ZEM폰 포켓몬 에디션2를,
KT(030200)는 시나모롤 키즈폰을 내놨습니다. 이들은 삼성전자폰 대신 디바이스 전문기업 에이엘티의 마이브 키즈폰을 택했습니다. 어린이 손에 적합하도록 5.8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습니다. SK텔레콤은
카카오뱅크(323410)와 제휴를 맺고 만 7세부터 아이들이 용돈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고, KT는 금융 앱 퍼핀을 탑재했습니다.
LG유플러스 모델이 키즈폰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키즈폰 이용 고객은 사실 통신사 입장에선 그리 달갑지 않은 저가요금을 대부분 택합니다. 폰 자체도 가입자당평균요금(ARPU)이 낮을 수밖에 없는 LTE폰이고요. 그럼에도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최근 부쩍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매해 아동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2023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를 보면 이미 몇년 전부터 이 시장도 포화에 이르렀는데도 말이죠. 10대의 스마트폰 필수 매체 인식 추이를 보면, 2021년 96.9%, 2022년 94.5%, 2023년 95.5%로 나타났습니다. 10대의 스마트폰 보유율도 2022년 99.4%, 지난해 99.6%입니다.
통신3사가 키즈폰을 통해 노리는 건 '가족결합'입니다. 엄마나 아빠의 휴대폰과 묶고, 집 안의 인터넷(IP)TV, 인터넷과 묶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전략적 차원이죠. 알뜰폰이 이벤트로 0원 요금제를 내놓고, 1만원대로 데이터 무제한 알뜰폰 요금제를 내놔도 "묶여 있어서 이용을 못 하겠다"는 가족의 수를 늘리려는 것입니다.
최근 가족이 다 같이 하나의 통신사를 쓰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한 대목입니다. 통신과 인터넷 간 결합할인을 지원하는 데서 나아가 SK텔레콤은 가족 간 로밍 데이터도 공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KT는 편의적 측면에서 가족들의 통신업무를 대표 한명이 할 수 있는 우리가족대표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요금인하압박과 인구의 감소로 통신업계가 시장 반전을 이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결합과 가족에 포커스를 두는 혜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