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점유율 10년만 70% 돌파…설 자리 없어진 중견3사

지난해 현대차·기아 국내 점유율 73%
수입차 공습에도 최근 10년간 최고
제네시스·SUV, 수입차 수요 흡수
'신차 부재' 중견3사 점유율 하락세 지속

입력 : 2024-01-10 오후 3:25:41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기아(000270)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7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3년 이후 10년 만인데요.  KG모빌리티(003620), 한국지엠, 르노코리아 등 중견 3사의 존재감이 갈수록 작아지고 있는데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일부 브랜드로 편중되면서 현대차·기아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1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기아의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73%로 전년 대비 4%p 올랐습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그래픽=뉴스토마토)
 
현대차·기아가 국내 점유율 70%를 넘긴 건 2013년(71.4%) 이후 처음입니다. 2014년부터 60%대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인데요.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시장에 빠르게 선보인 점도 있지만 중견 3사의 부진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3사의 지난해 점유율은 8.3%에 그쳤는데요. 2020년(15.6%)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3사 판매량은 12만4591대에 그쳐 제네시스 12만8913대 보다도 적었습니다.
 
3사의 부진은 경쟁력 있는 신차 부재가 원인으로 꼽힙니다. 우선 한국지엠은 지난해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신형 트레일블레이저를 내놓았지만 내수 판매량은 오히려 1만대 가량 줄었습니다. 르노코리아는 2020년 XM3를 내놓은 이후 신차가 없습니다. 신차는 올해 하반기 중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유일합니다. KG모빌리티는 2022년 토레스, 지난해 토레스 EVX를 내놓으며 선전했지만 다양한 SUV와 픽업트럭 등으로 차별화를 꾀했던 과거와는 존재감이 떨어집니다.
 
결국 업계에선 외국계 기업이 소유한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 개발보다는 기존 제품의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는데요. 신차 한 대를 내놓기 위해서는 최소 3~4년의 개발기간이 소요되고 수천억원의 투자비가 들어갑니다. 신차 개발보다는 현지 조립공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제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는 내수 보다는 수출이 전체 판매량에서 80% 이상을 차지합니다.
 
제네시스 GV80 쿠페.(사진=제네시스)
 
업계 관계자는 "3사의 경영위기가 지속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했고 이렇다 할 신규 모델도 내놓지 못한 것이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며 "특히 현대차그룹이 아이오닉5, EV6 등 전용 전기차를 앞세워 국내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면서 간극은 점차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수입차 시장에서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두 브랜드에 인기가 집중된 점도 현대차·기아의 점유율 확대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두 브랜드의 지난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56.8%로 전년 대비 0.5%p 상승했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류되는 BMW,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들은 모두 한 자릿수 점유율입니다.
 
현대차·기아의 품질이 높아지고 공격적으로 신차를 출시하면서 수입차를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특히 제네시스와 SUV를 중심으로 동급 수입차 대비 가격, AS 등에서 경쟁력을 보이며 점유율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죠.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제네시스에 대한 기술 수준은 일반 내연기관차를 중심으로 글로벌 명품 브랜드 이미지에 부족함이 없다"며 "향후 전기차 모델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도약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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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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