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정률이냐 실질이냐"…쿠팡 판매수수료율 갑론을박

쿠팡 "판매수수료율, 업계 최저 수준인 10.9% 불과하다"
업계 "통계 활용 여부 아쉬워"
판매수수료 관점 차이에서 불거진 문제

입력 : 2024-01-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쿠팡의 납품 업체 판매수수료 책정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쿠팡은 최대 판매수수료가 45%에 달한다는 내용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는데요. 업계는 판매수수료를 측정하는 관점 차이에서 이 같은 논란이 불거졌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쿠팡 "45% 판매수수료는 사실 아냐"…업계 "최대 아닌 평균으로 산정해야"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언론은 쿠팡에 입점한 판매사가 최대 45%의 판매수수료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에 대해 쿠팡은 전면 부인하며 자사 수수료가 업계 최저 수준인 10.9%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쿠팡은 주요 오픈마켓의 각 사 공시 자료를 토대로 최대 판매수수료를 비교했는데요. SK의 최대 판매수수료는 11번가가 20%, 신세계(G마켓·옥션)이 15%로 쿠팡보다 높았다고 부연했습니다.
 
아울러 쿠팡은 전체 유통 시장 점유율이 4%에 불과하고, 특정 유통사가 자사보다 소상공인을 더 우대하고 있다는 것은 왜곡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쿠팡 관계자는 "쿠팡의 수수료는 업계 최저 수준으로 최대 10.9%에 불과하다"며 "'쿠팡이 수수료 45%를 떼어간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이커머스 다른 관계자들의 반응은 다릅니다. 한 오픈마켓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거래액을 살펴보면 추산할 경우 직매입이 90%가량을 차지하는 구조"라며 "나머지 10%가 오픈마켓으로 추정되는데, 적은 표본치에서 가격을 평균이 아닌 최대수수료로 설정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쿠팡이 제시한 수치 자체는 큰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데이터 비교에 있어서는 형평성 오류가 있다"며 "쿠팡의 수수료율 설명에는 부가가치세가 제외돼 있는데, 타사 데이터에는 부가가치세가 반영돼 있다. 적어도 이 부분은 통일이 이뤄지는 것이 맞다고 본다. 통계 착시가 의심되는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의 마켓플레이스 수수료는 부가가치세 포함 여부와 관계 없이 업계 최저 수준"이라며 "쿠팡 수수료율 45%는 오픈마켓이나 로켓그로스 등 어느 경우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명목·실질 수수료 간 시각차 커
 
이 같은 논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픈마켓의 구조와 수수료 및 마진 계산 방법에 대해 살펴야 하는데요.
 
판매자와 구매자를 잇는 오픈마켓은 판매자에게 다양한 인프라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판매수수료를 부과합니다.
 
이 판매수수료는 판매된 상품이 포함된 품목(카테고리)별로 수수료율이 다릅니다. 통상적으로 5~15% 범위에서 수수료가 부과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인데요.
 
카테고리별 수수료를 기본으로 하되, 이를 토대로 판매촉진비, 배송비, 옵션 등 부대 비용이 포함될 경우 실질적으로 셀러가 부담하는 수수료는 더 높아집니다. 실질 수수료율의 차이는 더 벌어질 여지가 있는 것이죠.
 
결국 쿠팡이 주장하는 10.9%는 쿠팡이 명시한 카테고리별 기준 수수료라 볼 수 있고, 보도를 통해 제기된 셀러의 45% 수수료율은 각종 비용이 모두 합쳐진 비용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같은 수수료 차이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도 언급한 바 있는데요. 공정위가 지난달 발표한 유통거래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온라인 쇼핑몰의 평균 정률 수수료율은 15.6%, 쿠팡은 22.6%로 나타났습니다. 또 실질 수수료율은 평균이 12.3%였지만 쿠팡은 27.5%로 더 높았는데요.
 
당시 공정위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쿠팡의 경우 수수료율과 관련된 특약 매입 거래 비중이 8.5%로 낮고, 상품 보관, 배송, 고객 서비스 비용이 포함돼 다른 유통 업체와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유통업계 전문가는 "정률 수수료와 실질 수수료 간 차이, 또 통계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이 같은 논란이 발생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쿠팡 본사 간판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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