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인수합병(M&A) 이슈로 주가가 급등한
전진바이오팜(110020)에서 전환사채(CB) 주식전환이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주식전환을 통해 발행 가능한 신주 물량만 발행주식 총 수(745만5802주)의 31%에 달하는 만큼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진바이오팜은 지난 24~25일 9회차 CB 20억원가량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공시했습니다.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7일과 8일로 각각 36만3640주, 20만주 총 56만3640주의 신주가 발행될 예정입니다.
이번에 주식전환이 청구된 CB는 최근 전진바이오팜의 경영권 매각과 함께 재매각된 것입니다. 앞서 전진바이오팜은 지난해 10월 다빈비엔에스와 경영권 매각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전진바이오팜은 작년 10월13일 경영권 매각 계약을 체결하면서 동시에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CB 재매각을 결정했습니다. 8~9회차 CB가 대상입니다.
이번에 주식전환된 물량을 포함해 남은 8회차와 9회차 CB는 약 63억5000만원 규모입니다. 이번에 주식전환청구가 행사된 물량을 포함한 전환가능 주식은 총 232만4548주에 달합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발행주식총수의 31%에 해당합니다.
전진바이오팜은 지난해 경영권을 매각할 당시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지난 10월 초 5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6일부터 상승을 시작해 경영권 매각 공시 다음날인 10월17일엔 장중 1만1140원까지 오르는 등 급등했습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CB 투자자들은 CB 인수와 동시에 60%가량 평가차익을 챙기게 됐습니다.
8회차, 9회차 CB의 전환가액은 각각 3605원입니다. 이날 종가가 8760원임을 고려했을 때 CB투자자들은 CB 인수와 함께 143%의 평가차익을 거둔 셈입니다. 다만, 전진바이오팜은 8회차 CB와 9회차 CB일부 재매각을 결정할 당시 52.5%가량의 프리미엄을 붙여서 재매각했습니다. 프리미엄을 고려(주당 전환가 5500원)하더라도 59.3%의 평가이익이 난 상황입니다.
CB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이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일각에선 이번 M&A 자체가 주가부양을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잔여 CB물량이 많았던 전진바이오팜 투자자들이 물량털이를 위해 주가 부양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지적한 것입니다.
실제 8회차 CB의 경우 지난해 2월부터 수차례 CB 주식전환이 이뤄졌는데요. 8회차 CB는 올해 6월9일 전환청구 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경영권 매각 결정과 동시에 발빠르게 진행된 재매각 CB 역시 주식전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재매각 CB의 경우 매각일정이 수차례 연기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정정된 일정에 따르면 잔금 납입일이 전환청구 종료일(6월9일) 직전인 6월5일로 미뤄졌습니다.
경영권 매각과 CB 발행 등 자금조달 일정도 수차례 지연되고 있습니다. 경영권 매각의 경우 현재 계약금(44억원)과 중도금(40억원) 납입이 완료됐으나 잔금 136억원 납입일은 지난 29일에서 3월12일로 변경됐습니다. 경영권 매각과 함께 예고됐던 자금조달도 수차례 미뤄졌습니다.
전진바이오팜은 경영권 매각과 동시에 변경 예정이던 최대주주 다빈비엔에스 등을 통해 총 280억원의 자금조달을 계획했습니다. 당초 작년 12월15일로 예정됐던 200억원의 CB와 80억원의 유상증자는 6월14일로 미뤘습니다. 6월14일은 납입일 연기에 따른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피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기도 합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매각의 수혜가 CB투자자 등 특정세력에 집중된 상황에서 자금납입 등이 지속 지연되고 있는데 중간에 계약이 철회될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경영권 매각 및 자금조달 관련 문의를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