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최근 10년간 서울 인구가 80만명 넘게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높은 집값 등을 이유로 174만1000명이 서울을 떠나 다른 시도로 주거지를 옮겼습니다.

 

반면, 높은 집값에도 '서울행'을 택한 사람들은 '직업·자녀 교육'을 위해 전입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에서 다른 시도로 전출한 인구는 총 547만200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시도에서 서울로 전입한 인구가 461만1000명인 것을 고려하면 86만1000명가량이 순유출된 셈입니다.

 

순유출의 주된 배경으로는 '높은 집값'이 꼽힙니다. 전출 사유를 보면 '주택'을 이유로 시도를 옮긴 인구가 174만1000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른 지역에 집을 샀거나 전세 계약 만료 등으로 전출한 것을 의미합니다. 주택을 이유로 서울에 전입온 인구는 97만2000명으로 10년간 100만명을 넘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유출된 인구는 주로 경기·인천으로 거취를 옮겼습니다. 10년간 서울에서 경기로 전입한 인구는 340만5000명으로 다른 시도 대비 가장 많았습니다. 서울에서 인천으로 이동한 인구는 42만7000명으로 경기 지역 다음으로 많았습니다.

 

경기·인천으로 이동한 인구 중에서도 주택을 이유로 전출한 비중이 가장 컸습니다. 경기의 경우 전체의 340만5000명 중 136만4000명이, 인천은 14만8000명이 주택을 이유로 전출을 택했습니다. 서울에서 나와 다른 시도 지역으로 이동한 인구 총 174만1000명 중 151만2000명(86.8%)은 주택을 이유로 경기·인천으로 옮긴 것입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통계청은 오는 2031년 한국 중위연령이 50.3세로 '반백살'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0년 전 40세를 처음으로 넘어선 중위연령 오름세는 저출산의 영향으로 가속도가 붙은 모습입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집값이 비싼 것도 사실이지만, 임차인들을 제외하고는 집이 자신들의 소유인 경우에는 집값 상승이 이사 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며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귀농, 전원생활을 위해 이동하는 인구도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반해 서울 전입의 주된 이유는 '직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10년간 다른 시도에서 서울로 전입한 461만1000명 중 164만1000명(35.6%)이 직업 때문에 상경했습니다.

 

직업을 이유로 서울에서 빠져나간 인구가 134만7000명인 것을 고려하면 직업이 부른 순유입은 29만4000명이었습니다.

 

높은 집값에도 서울행을 택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교육'이었습니다. 교육을 이유로 서울로 전입한 사람은 44만6000명, 전출한 사람은 20만1000명이었습니다. 24만5000명이 순유입된 것입니다.

 

홍기용 교수는 "앞으로도 서울에서의 인구 유출이 이어질 확률은 상당하다"며 "집값이 안정기가 된다고 하더라고 순유출이 순유입보다 적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