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극장가에 양대 산맥인
CJ CGV(079160)와 롯데시네마가 엇갈린 실적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CGV는 4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롯데시네마는 영업적자로 돌아섰습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올해 실적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극장가를 찾는 관객수가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흥행 대작에 사활이 걸렸단 진단입니다.
4년 만에 CGV 영업이익 흑자 전환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CGV는 작년 매출액 1조5458억원, 영업이익 491억원, 당기순손실 123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0.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 당기순이익은 적자가 지속됐습니다.
CJ CGV가 영업 흑자를 낸 것은 코로나19 이후 4년만입니다. CJ CGV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매출 1조9422억원, 영업이익 1219억원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작년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지만 코로나19 이전 시기보다 여전히 59.7% 감소한 수치입니다. 또한 증권가에서 예측한 작년 영업이익 570억원보다 13.9% 낮은 수치입니다.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 영화 '서울의 봄' 홍보물이 게시 돼 있다.(사진=뉴시스)
지난해 3분기 기준 CGV 전체 매출의 77.4%가 티켓 판매(61%)와 매점 판매(16.4%)로 이뤄집니다. 그만큼 CGV 매출은 극장을 찾는 관객수에 영향을 받는데요.
한국 멀티플렉스의 관객수 회복은 다른 국가 대비 더딘 편입니다. 작년 누적 관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미국은 26%, 중국은 93%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10% 증가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11월 기준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66% 수준까지 회복하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CGV 관계자는 "올해 관객들이 극장을 다시 찾으면서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라인업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올해 '범죄도시' '베테랑' '인사이드아웃' '쿵푸팬더' 등 흥행작 속편 개봉이 예정된 만큼 관객몰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롯데시네마, 작품 흥행 부진 영업 적자
CJ CGV가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롯데시네마는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는데요.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쇼핑(023530) 자회사 롯데컬처윅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562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27억원으로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롯데컬처윅스 측은 영화관 관람객 수 증가와 콘텐츠 사업 매출 증가로 매출이 늘었지만 투자·배급 작품 흥행 부진 및 고정비 증가로 인해 영업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올해 관객들에게 관심 받을 콘텐츠를 중심으로 배급 시기, 개봉 시기 등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신인 감독이나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작품을 강화하고 검증된 웹툰 기반 IP 등을 준비 중이다"고 전했습니다.
극장 떠나는 관객…OTT 성장 부담
코로나19 시기를 통해 관객들은 극장을 찾지 않더라도 OTT(Over The Top)를 통해서 작품을 보는데 익숙해졌습니다. 더구나 한국 극장가는 전통적으로 로컬 작품이 강세인데요. 변화된 환경 속에서 OTT·극장 동시 개봉이나 극장 개봉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OTT로 직행하는 작품이 많아졌습니다.
지난해 지난해 100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영화는 14편('서울의 봄' '범죄도시3'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 '노량: 죽음의 바다' '30일'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영웅' '교섭' '잠' '달짝지근해:7510' '드림' '비공식작전' '1947 보스톤')이 전부인데요. 한국 영화 관객수 1~14위 기준 지난해 총 관객수는 4863만명으로 2019년 총 관객수(7513만명)보다 35.3% 감소했습니다.
서울시내 한 영화관에 이용객이 몰려 있다.(사진=뉴시스)
'서울의 봄'과 '범죄도시3'가 10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관객 견인 역할을 하는 중박 영화는 없었다는 평가인데요. 300만 관객 내외를 기록하는 영화는 '콘크리트 유토피아'(384만명), '노량: 죽음의 바다'(343만명), '30일'(216만명)이 전부였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 홀드백을 준수하지 않은 유통 형태가 늘어 작품의 흥행 여부와 관객수를 결부시키기 어려워졌다"며 "그나마 개봉 촉진 지원 펀드를 받은 작품에 홀드백(한 편의 영화가 다른 수익과정으로 중심을 이동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정하는 등의 움직임이 극장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