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경기 불황의 여파로 지난해 국세 수입이 52조 원가량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돈이 돌 수 있도록 하는 소득재분배 기능의 역할 없이 재정 허리띠만 졸라매면서 나라살림 적자는 65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11월 말까지 국가채무(중앙정부 채무)는 1110조원에 달했습니다.

 

기획재정부가 15일 공개한 '월간 재정동향 2월호'를 보면, 지난해 연간 국세수입은 전년보다 51조9000억원 감소한 34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세수 감소는 기업들의 실적 부진, 부동산 시장의 침체 등의 타격이 컸습니다.

 

세목별로 보면, 소득세는 양도소득세를 중심으로 12조9000억원이 줄었습니다. 이는 토지와 주택 거래 감소 영향 때문입니다.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순수 토지 매매 거래량은 전년보다 32.4% 급감했습니다. 주택거래량도 7.1% 감소했습니다.

 

법인세는 기업 실적 감소로 23조2000억원 줄었습니다. 지난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2022년과 비교해 31.8% 감소했습니다. 작년 상반기에는 70.4% 급감한 수준입니다. 수입 감소의 영향에 따라 부가가치세와 관세도 각각 7조9000억원, 3조원 줄었습니다.

 

세외수입은 전년보다 2조3000억원 쪼그라든 2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금융영업이자수입이 1조5000억원 늘었지만, 한국은행 잉여금이 3조7000억원 감소한 것에 기인합니다. 다만, 예산대비로는 3조5000억원 늘었습니다.

 

 

지난해 1~11월 누계 기준 총수입은 529조2000억원입니다. 전년보다 42조4000억 줄었습니다. 총지출은 73조8000억원 감소한 548조6000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통합재정수지는 19조5000억원 적자를 냈습니다.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수지 45조5000억원 흑자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 규모는 64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관리재정수지는 실질적인 나라 살림의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정부는 적자 규모를 58조2000억원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었으나, 작년 11월까지의 집계치임에도 적자 규모는 정부 전망치보다 6조7000억원 웃돌았습니다.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 나랏빚을 의미하는 중앙정부 채무는 1109조5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채무 또한 정부 전망치인 1101조7000억원보다 7조8000억원을 상회한 수준입니다.

 

정부는 국고채 상황 등을 고려하면 작년 국가 채무 규모가 당초 예상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1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12조5000억원입니다. 외국인 국고채 순투자는 순유입(1조6000억원)으로 전환했습니다. 보유 비중은 직전 달(22%) 보다 하락한 21.8%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국고채 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가 꺽이면서 글로벌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랐습니다. 현재 3년물은 3.31%, 10년물은 3.40% 수준입니다. 

 

기재부 측은 "기금 수입을 비롯한 총수입·총지출 및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확정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기금 결산을 거쳐 오는 4월 국가결산 발표 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