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 청문회 '도덕성·역량·적격성' 공방

"경력 비해 과도한 수익 아냐" 대 "어떤 사건 수임했는지 자료 제출해야"

입력 : 2024-02-15 오후 4:02:43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검찰 퇴직 후 재산이 늘어난 배경과 배우자의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을 중심으로 박 후보자의 도덕성·역량·적격성을 두고 여야간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의 경력에 비춰봤을 때 과도한 수익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박 후보자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제기된 국민적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김도읍)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습니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 시작부터 박 후보자의 재산 형성 과정과 관련해 전관예우 논란에 대해 질의했습니다. 
 
박 후보자는 고검장으로 퇴직한 이후 총 46억5000만원의 수입을 올렸습니다. 특히 이 중 80% 가까이가 퇴직 후 3년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상위 1% 변호사 평균소득이 35억3500만원 정도 된다고 한다"며 "박 후보자의 순수익이 4억∼5억원 정도 되고 실제 매출도 1년에 10억원 정도라고 하면 고수익으로 볼 수 있지만 상위 1%에 속하는 변호사들의 수익에 비해 봤을 때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 후보자가 그동안 거친 경력들, 금융조세부장, 서울중앙지검장과 같은 경력에 비춰 보면 그렇게 과다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의원은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사건을 수임한 사례가 있었나"라고 묻기도 했는데, 박 후보자는 이에 "개인적으로 사무장도 없이 나름대로 변호사로서의 규정을 지켜가며 열심히 했다"며 "부당한 선임이나 불법적인 행위를 한 기억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수임·사건 처리에 전관 이용해 본 적 없어"
 
반면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검사 생활을 할 때까지는 재산이 6억원 정도였다가 변호사 개업하고 나서 2년간 30억원 가까이 벌었는데 이것은 누가 봐도 전관예우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설명이 가능한가"라고 물었습니다.
 
박 후보자는 "전관예우는 전관을 이용해 사건 수임이나 사건 처리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며 "수임과 사건 처리에 전관을 이용해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에 "그게 증명이 되려면 어떤 사건을 수임하고 어떤 법률 상담을 했는지 내역을 봐야 한다. 떳떳하면 당연히 기록을 낼 것인데 왜 안 내겠나”라며 박 후보자가 자료 요청에 비협조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박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선 "수임 관련된 내역은 저와 관련된 부분만 있는 게 아니고 의뢰인 내지 사건 관계인의 사생활 내지는 개인정보도 들어있어서 제출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산은 부부 공유라고 생각해왔다"
 
박 후보자 배우자의 증여세 탈루 의혹을 놓고도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2018년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24억5000만원에 구입하면서 수입이 없던 배우자 A씨와 공동명의로 등기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약 1억3000만원을 내지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박 후보자는 아파트를 새로 구입하면서 실질에 맞게 공동명의로 등기했을 뿐 재산을 새롭게 증여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는 "좀 더 꼼꼼히 살펴 봤어야 하는데 불찰이 있었다"며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보니 세법상 기준은 달리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논란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 후보자는 “결혼하고 여러 차례 전세를 옮긴 후 1998년 10년 만에 처음으로 집을 마련했다. 전세를옮기는 과정이나 집을 최초로 구입할 때 처가 도움을 받았다 "며 "(당시) 집사람에게 ‘당신 명의로 하라’고 했는데 집사람이 공무원인 남편 기를 살려준다고 제 단독 명의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후 이사를 가면서도 똑같이 등기하다 보니 제 단독 명의였지만 사실상 재산은 저와 집사람의 공유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건희 특검 필요" 대 "총선 위한 정치적 목적"
 
이밖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특검을 두고 민주당은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총선을 위한 정치적 목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특검이 추진된 이유는 검찰의 수사가 공정하게 처리되는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 아니겠나"라며 "장관이 되면 대통령에게 특검을 해서라도 수사를 하는 것이 국민을 설득하고, 남은 윤 정부 기간 동안 부담을 덜지 않겠느냐고 말씀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박 후보자는 이에 "장관으로 취임하게 되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 사건이 문재인 정부 검찰 때 2년간 특수부에서 대거 집중수사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결국 총선에서 이 사안을 이용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박 후보자는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공정한 법 집행으로 법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후보자는 "법 집행은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정하게 처리되는 것으로 보여지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 후보자는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가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부정과 반칙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며 "최근 연이어 발생한 정치인에 대한 폭력행위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인 만큼 무관용 원칙으로 대처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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