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생활가전 시장이 크게 위축되자 삼성전자 가전사업부 실적도 부진했습니다. 그런데 경쟁사인
LG전자(066570)의 가전·TV사업부문과 비교하면 삼성의 영업이익은 크게 밑 돌았습니다. 생활가전 수장을 올해도 겸직하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가전 실적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종희 부회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생활가전사업부 수장을 겸직합니다. 지난 2022년 10월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DA)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뒤, 적임자를 못 찾아 줄곧 DA 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것인데요. 다만, 작년까지 겸직했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VD)는 용석우 VD사업부 사장이 새롭게 맡으면서 이에 대한 부담은 덜었습니다.
한 부회장은 부회장 승진 이전에 세트사업부문 선임 사업부장,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등 주요 핵심 보직을 두루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세트부문인 디바이스 경험(DX) 수장도 맡고 있는데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하지만 생활가전이 속한 VD/가전 사업부문의 작년 실적이 등락을 거듭하다 4분기엔 적자를 내면서 한 부회장이 언급한 ‘체질강화’를 통한 실적이 올해 얼마큼 개선될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삼성전자 VD/가전 사업부문의 작년 영업이익은 1분기 1900억원, 2분기 7400억원, 3분기 3800억원, 4분기 –5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LG전자의 생활가전 사업 담당(H&A사업본부)과 TV 사업 담당(HE사업본부) 영업이익은 1분기 H&A 1조 188억원·HE 2003억원, 2분기 H&A 6001억원·HE 1236억원, 3분기 H&A 5045억원·HE 1107억원, 4분기 H&A-1156억원·HE –72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4분기는 양사 모두 적자를 기록했지만 앞서 3개 분기에선 LG전자가 크게 앞섰습니다.
가전 시장에서 삼성이 크게 밀리자 삼성 내부에선 최근 ‘가전도 삼성’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전은 LG’라는 등식을 타파하고 반도체, 스마트폰 세계 1위인 삼성이 ‘가전에서도 1등한다’는 다짐을 담은 캐치프레이즈로 풀이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가전·IT박람회 ‘CES 2024’ 기자간담회에서 “DA,VD 매출 떨어지는 거는 계절적인 이슈가 있었고, 코로나 시기 펜트업 수요가 엄청났다”면서 “DA는 어려워서 체질을 강화하고 있고 조만간 원런칭을 국내에서 보여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업계는 삼성전자 가전사업부가 AI 로봇 ‘볼리’, 일체형 세탁·건조기 등 신제품 출시로 실적 개선을 꾀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날 한 부회장은 본지 기자의 생활가전 실적 개선 전략 등을 묻는 문자메시지에 “글과 말씀으로 드리기 어려운 점 이해바란다”라며 “잘 지켜봐 주시면 성과로 보답 하겠다”라고 답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새해에도 지속되고 있다”면서 “국내 가전업체들은 AI 기능을 탑재한 가전과 프리미엄 모델로 돌파구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