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토론? 선거운동!…이번엔 '지방 그린벨트' 해제

윤 대통령, 울산서 민생토론회 개최…총선 앞두고 그린벨트 규제 완화

입력 : 2024-02-21 오후 8:00:00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열세 번째, 다시 대한민국! 울산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의 결정적 장애였던 획일적인 해제 기준을 20년 만에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방의 그린벨트를 풀어 산업단지 조성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을 벌일 수 있게 허용하겠다는 겁니다. 토지 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 활성화로 지방과 농촌 경제를 살린다는 취지지만, 또다시 총선 민심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울산에서 13번째 민생토론회를 주재하고 "그린벨트는 그간 질서 있고 효율적인 개발을 이끌어내는 데 나름의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하지만 우리나라 산업과 도시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50년 전과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보전 등급 높은 그린벨트라도 바꿀 것"
 
윤 대통령은 대표적으로 울산의 예를 들며 "울주군에서 울산 시내로가는 길목이 전부 그린벨트"라며 "울산이 광역시가 되고 울주와 통합한 지 30년이 돼 가는데 도시외곽에 있어야 할 그린벨트가 통합된 도시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울산을 비롯한 지방의 경우 보전 등급이 높은 그린벨트라고 해도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경제적 필요가 있고 시민의 필요가 있으면 바꾸겠다"며 "지역별 해제 총량에 구애받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 자율성도 대폭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그린벨트 해제 기준을 낮추겠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고도가 높거나 경사가 급하기만 해도 못 하게 막았던 획일적 규제를 막겠다"며 "철도역이나 시가지 주변 인프라가 우수한 땅은 보존등급이 아무리 높더라도 더 쉽게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내리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토론회 중간 그린벨트 규제를 풀어달라는 참석자들의 호소에 "걱정하지 말라"며 "그린벨트도 다 우리 국민들이 잘살기 위해서 만들어놓은 것이니까 잘 사는 데 불편하면 풀건 풀어야죠"라고 답했습니다.
 
토지이용 규제도 풀겠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농지 이용 규제 혁신은 농업 첨단화는 말할 것도 없고 농촌 소멸을 막고 국토 균형 발전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12개 부처와 지자체의 토지이용 규제 336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낡은 규제는 신속히 개혁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역에 필요한 투자가 일어날 수 있도록 토지 이용 규제를 혁신해 새로운 산업 입지 공간을 공급하겠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열세 번째, 다시 대한민국! 울산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선·자동차 등 울산 주력산업 지원 약속
 
아울러 윤 대통령은 "무엇보다 울산의 전통 주력 산업인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의 국제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를 마친 후 울산의 전통시장인 신정상가시장을 찾았습니다. 
 
앞서 10번의 민생토론회가 모두 4월 총선의 승부처로 꼽히는 수도권에서 열리고 최근엔 부산과 대전 등 지방에서 개최되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총선용' 토론회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지역에서 민생토론회를 개최할 때마다 그 지역의 각종 개발 사업과 기관 유치, 세제 혜택 등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은 총선 한 달 앞인 다음 달까지 민생토론회를 계기로 전국을 두루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현장을 찾으면 찾을수록,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할 목소리가 정말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했지만 당분간 선심성 지역공약 보따리 풀기라는 지적과 함께 선거 중립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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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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