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제철이 특별성과급을 두고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노조는 모든 것이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결정된다며 이른바 '양재동 가이드라인'을 문제 삼고 가이드라인을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5개 지회는 22일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현대제철 23년 임투승리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집회에서 현대차그룹에 항의서한도 전달했습니다.
22일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진행된 '현대제철 23년 임투승리 확대 간부 결의 대회'(사진=표진수기자)
노조는 문제의 핵심을 '양재동 가이드라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양재동 가이드라인은 현대차를 최상위 지배회사로 하고 기아와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계열사들은 차등 대우한다는 그룹의 풍토에서 나온 명칭입니다.
예컨대 현대차 임단협 수준을 100%로 놓고 보면 현대제철 등 철강사업장은 90%, 현대로템 등 대형부품사와 철도는 80%, 중소형 계열사는 70% 수준으로 임금협상을 꾀한다는 주장입니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성과배분 차등지급 방침으로 인해 2023년 임금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 공정분배를 요구하고, 현대그룹의 차별 대우 방침을 철회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 때문에 임단협도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각종 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전년(2022년) 영업이익의 25%를 70주년 특별성과급으로 지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임단협 타결 시기보다는 내용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교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 △기본급 10만2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400% △격려금 1300만원 등의 내용이 담긴 제시안보다 좋은 제시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2023년도 임협 타결은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지난 설 전후로 노사간 타협안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여전히 마무리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조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서강현 대표의 실적 정상화 작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