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불황에도 주주가치 제고 '잰걸음'

입력 : 2024-02-22 오후 4:38:06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일제히 하락하고 업황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자사주 소각과 함께 배당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수익성이 악화하면 배당을 줄여 현금 확보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지만, 배당정책을 발표하며 기업가치 상승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028260), 현대건설(000720), DL이앤씨(375500)가 최근 배당 규모를 공시했습니다. 삼성물산은 올해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 수준을 지급하는 배당 정책 내에서 최대 지급률을 적용한 보통주 주당 2550원, 우선주 주당 2600원을 배당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현재 보유 자기주식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보통주 780만8000주와 우선주 15만9835주를 소각할 예정입니다. 
 
DL이앤씨는 이달 초 이사회에서 보유 중인 보통주 자사주 293만9077주를 소각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이는 발행된 전체 보통주의 7.6%에 해당합니다. 또, 올해부터 2026년까지 향후 3개년 동안 연결기준 순이익의 25%를 주주 환원에 활용하는 신규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주주환원율 25%는 현금배당(10%)과 자사주 매입(15%)로 구성됐습니다. 이는 기존 주주환원율 15% 대비 10% 포인트 개선된 정책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입니다. 
 
현대건설은 지난 21일 지난해와 동일한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각각 600원, 650원으로 현금 배당을 결정했습니다. 보통주 현금배당률은 1.8%, 우선주는 1.3% 수준이며, 배당금 총액은 약 674억9900만원 입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35%로 전년 5.99% 대비 감소했지만 배당 수준은 같습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향후 3년 동안 별도 기준 영업이익의 15~25%를 배당하고, 1주당 600원으로 최저 배당금을 설정한다고 밝혔습니다. 
 
GS건설(006360)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조정 지배주주순이익의 2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을 목표로 잡은 중장기 배당정책을 지난 14일 발표했습니다. 
 
기업가치 강화에 힘을 싣는 건설사들의 이같은 행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도 궤를 같이하는데요. 대표적인 저PBR 종목으로 꼽히는 건설주가 정부의 정책과 함께 빛을 볼지 주목됩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건설업황이 어려워 당장의 현금 활용을 통한 주주환원이 어려운 사정이 있는 기업이 있을 수 있다"면서 "건설은 사이클 사업이기에 업황이 턴어라운드하는 시점에서의 의미 있는 주주환원은 기업 가치를 크게 상승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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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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