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승은 기자]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가계 소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고물가·고금리 등의 여파로 벌어들인 소득보다 지출이 더 컸습니다. 특히 서민층 지갑은 얼어붙었고 소득 상위 20% 가구의 소비 지출은 늘었습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 가구당 한 달 소득·지출 평균은 500만원가량을 벌고 380만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2만4000원이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난 수준이나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하면 0.5% 증가한 데 불과합니다.
경상소득은 492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 올랐습니다. 근로소득은 316만7000원, 사업소득은 103만5000원으로 각각 1.5%, 1.6% 증가했습니다. 이전소득(67만1000원)은 17.7% 늘었습니다. 보험이나 경조 등을 통해 얻은 비경상소득은 9만9000원으로 3.9% 상승했습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 가구당 한 달 소득·지출 평균은 500만원가량을 벌고 380만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출근길 모습. (사진=뉴시스)
소득 격차는 뚜렷했습니다. 다섯 개 구간으로 나눈 소득수준 중 하위 20%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7만8000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5% 늘었습니다. 상위 20%인 5분위는 3.6% 증가한 1080만400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고금리로 이자 소득이 늘면서 5분위 가구가 1분위 가구보다 9배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소득 분위별 중 5분위 재산소득은 172% 급증한 수준입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에서는 1분위 가구가 99만1000원을, 5분위 가구는 849만8000원을 기록했습니다. 양 분위 간 차이는 8배 이상 벌어졌습니다.
반면 지출면에서는 117만8000원을 번 1분위의 지출이 147만원으로 '적자 살림'이었습니다. 1080만4000원을 벌어들인 5분위는 721만7000원을 지출했습니다.
가구당 월 평균 지출은 283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 늘었습니다. 명목소비지출에서 물가인상분을 제한 실질소비지출로는 1.6%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지출 항목 중 실제 주거비의 경우는 11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3% 급증했습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비중이 늘었거나 월세가 증가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지출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영역은 음식·숙박과 식료품·비주류 음료로 각각 43만3000원, 40만9000원이었습니다. 두 영역 모두 4.3%, 2.4% 증가한 수준입니다. 오락·문화 지출(19만4000원)은 전년 동기보다 11.4% 상승했습니다.
오현경 기획재정부 복지경제과장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중산층 확대를 위해 경제활동 확대, 사회 이동성 제고 등 다양한 대책을 순차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4월까지 유류세 인하를 연장하고 공공요금 상반기 동결 기조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물가 안정을 위해 범부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경기회복세가 민간을 중심으로 더욱 확산할 수 있도록 내수·투자·수출 등 경제 활력 제고 노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3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주거비는 11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사진은 서울 소재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붙어 있는 월세 등 매물 안내문. (사진=뉴시스)
세종=백승은 기자 100win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