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글로벌 전기차 업체에 국내 배터리가 이렇게 많이 들어가는 줄 몰랐습니다. 전기차 시장이 침체라는데 오늘 본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크게 성장할 것 같습니다."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이같이 말했습니다.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입구.(사진=황준익 기자)
올해로 12회를 맞은 인터배터리는 전 세계 16개국, 579개 배터리 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사전등록인원만 4만2872명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습니다.
이날 인터배터리 행사장은 입구에서부터 전시장에 들어가기 위한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행사장 안은 관람객으로 북적였습니다. 특히 경쟁적으로 가장 크고 화려한 부스를 준비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행사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개한 파우치형 셀투팩(CTP).(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인터배터리 2024 전시 부스.(사진=LG에너지솔루션)
나란히 들어선 배터리 3사 부스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최신 배터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부스 중앙에 파우치형 셀투팩(CTP)을 공개했습니다. 실제와 유사한 크기로 제작된 자동차 목업(Mock-up)에 셀투팩 적용 배터리를 장착했는데요. 셀투팩 기술은 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함으로써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배터리 무게와 비용을 절감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스즈 엘프(ELF) mio EV 트럭도 전시했는데요. 엘프 EV는 이스즈의 첫 전기 상용차입니다. 셀, 모듈, 팩은 물론 배터리관리시스템(BMS)까지 LG에너지솔루션의 제품이 적용됐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팩 및 BMS 기술이 모두 적용된 최초의 모델이기도 하죠. LG에너지솔루션 사내독립 기업 쿠루(KooRoo)는 전기 이륜차용 BSS(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을 직접 시연하며 많은 관람객들의 집중을 받았습니다.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볼보 전기트럭.(사진=황준익 기자)
삼성SDI가 공개한 초격차 배터리 기술.(사진=황준익 기자)
삼성SDI 부스에는 볼보 전기트럭 'FH일렉트릭'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삼성SDI의 2170 원통형 배터리 2만8000여개가 탑재된 FH일렉트릭은 약 300km를 주행할 수 있고 급속 충전시 1시30분 내 80%까지 충전 가능합니다. 삼성SDI 각형 배터리(P5)가 탑재된 BMW i7도 전시했습니다. 삼성SDI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모형과 9분 만에 8%에서 80%까지 셀 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 기술도 공개했습니다.
SK온은 배터리 급속충전 성능을 전면에 내세웠는데요. 18분 만에 셀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어드밴스드 SF 배터리는 기존 SF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는 9% 높이면서 급속충전 시간은 유지한 것이 특징입니다. 부스에는 제네시스 G80 일렉트리파이드와 기아 EV9이 전시됐습니다. 각각 SK온이 공급한 SF배터리와 어드밴스드 SF배터리가 적용된 전기차로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이외 급속충전 시간을 18분에서 15분으로 단축한 SF+ 배터리와 저온 성능을 개선한 '윈터 프로' LFP 배터리도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급속충전 시간을 18분에서 15분으로 단축한 SK온의 SF+ 배터리.(사진=황준익 기자)
이번 전시회에는 포스코그룹·에코프로·고려아연·엘엔에프 등 배터리 소재 업체도 대규모 부스를 꾸렸습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까지 그룹을 대표해 포스코퓨처엠이 양·음극재 사업을 중심으로 소개했지만 올해부터는 포스코홀딩스 주관으로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퓨처엠을 아우르는 그룹 이차전지소재 밸류체인을 소개했습니다.
포스코그룹 인터배터리 2024 전시 부스.(사진=황준익 기자)
고려아연 2차전지 밸류체인 모형도.(사진=황준익 기자)
에코프로는 국내 유일 하이니켈 NCA, NCM을 동시 생산하는 기업임을 강조했고 고려아연은 배터리 재료 채굴부터 '제련→양극·동박 생산→배터리 셀'로 이어지는 2차전지 밸류체인을 한눈에 보여주는 대형 모형을 전시하며 제련기업이 아닌 친환경 소재기업임을 드러냈습니다.
이날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관계 부처와 협의해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LFP?나트륨 등 보급형 배터리 개발, 재사용·재활용 등 친환경 기술 개발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5000억원 이상 연구개발(R&D)을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