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하청업체에 공사 대금을 후려치고 특정업체 자재 구매·사용을 강요한 비엔에이치가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해당 업체는 자신들이 부담해야 할 가스대금과 장비 임차료도 수급사업자에게 떠넘겼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기 성남에 위치한 비엔에이치(오르카성장그룹 계열사)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7억7300만원을 부과한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비엔에이치는 메디톡스 오송3공장 배관공사, 이천·청주 하이닉스 배관공사를 위탁하면서 하도급 계약서를 지연발급했습니다. 돌관공사 시 정산을 요구할 수 없다는 조항, 간접비에 대해 별도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항 등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도 설정했습니다.
하도급대금도 후려쳤습니다. 일례로 이천 하이닉스 배관공사에서는 경쟁입찰로 수급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수급사업자가 제출한 입찰 최저가가 83억3900만원임에도, 80억6800만원으로 깎았습니다.
메디톡스 공장 배관공사와 관련해서는 수의계약으로 하도급계약을 맺으며 도급계약서상 직접공사비를 합한 금액 18억9500만원보다 낮은 9억1000만원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했습니다.
또 공사 중 비엔에이치가 부담해야 할 가스대금 및 장비 임차료 6300만원을 수급사업자가 대신 지불하도록 요구했습니다.
특정 자재공급업체를 소개하는 방법으로 자재 구매를 요구, 수급사업자가 기존 거래하던 업체보다 더 높은 단가로 자재를 구매하도록 강제했습니다. 실제 한 수급사업자는 432만원 상당의 PE(PolyEthylene) 자재를 기존 거래처보다 높은 단가로 구입한 바 있습니다.
이외에도 해당업체는 부당한 위탁취소, 하도급대금지급 보증의무 위반, 하도급대금 조정의무 위반 행위 등 총 8개 하도급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 했습니다.
배현정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건설하도급과장은 "고물가 등으로 인해 건설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영세한 하도급업체에 행한 불공정하도급거래 관행을 엄중하게 제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기 성남에 위치한 비엔에이치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7억7300만원을 부과한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은 비엔에이치 공식 홈페이지. (사진=비엔에이치)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