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인은 14일…집단휴학 의대생 ‘전원유급’ 위기

14일부터 유급 가능, 이주호 장관 “13일까지 대화” 제안

입력 : 2024-03-11 오후 4:18:54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의대생들의 대규모 집단휴학이 ‘전원 유급’으로 이어질 위기에 처한 가운데 14일이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날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해 휴학생들의 유급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은 전체 재학생의 29%인 5446명입니다.
 
다만 실제 휴학계를 낸 의대생 숫자는 더 많아 75%인 1만4092명까지 늘어납니다. 
 
교육부는 휴학계 중 학부모 동의 등 요건을 갖추지 못한 신청은 집계에서 제외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전날까지 수업거부가 발생한 의대는 10개교로 전체 40개교 중 25.0%에 달합니다. 나머지 대학도 학생들의 집단행동을 우려해 개강을 늦춘 상황입니다.
 
교육부는 의대생 집단휴학계 제출에 대해 휴학을 승인하지 않는 수업거부로 대응하고 있지만, 문제는 수업일수 부족입니다.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학점을 주는데, 한 과목이라도 F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됩니다.
 
휴학과 달리 유급의 경우 등록금을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의대 한 학기 등록금은 평균 500만원을 웃돕니다.
 
한림대의 경우 지난달 초 일부 과목이 개강한 후 학생들의 수업거부가 이뤄지면서 14일 이후엔 수업일수 미달로 유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림대 의대 외에도 수업거부가 진행되는 10곳 의대부터 집단 유급이 14일 이후부터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오후 충북대 본관 앞에서 의과대학 증원 요청 철회를 촉구하는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주호 장관 "의대생 만나자, 13일까지"
 
이날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의대 학생회를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공동 대표 3인에게 공개적으로 대화를 제안했습니다.
 
답변기한은 13일 오후 6시까지로, 교육부는 의대협과의 대화를 통해 의대 학사운영 정상화와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에 대해 논의할 계획입니다.
 
교육부는 소속 대학(인제대·순천향대·중앙대)에 공문을 보내 의대협 공동 대표 학생들의 연락처를 요청했고, 본인 동의 하에 1명의 연락처를 구했습니다. 
 
하지만, 양 측의 만남이 비공식적으로도 성사된 적 없으며, 이미 2000명 증원 방침이 확고한 상황에서 이번 만남이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주수호 의사협회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의대 증원 결정하기 전에 만나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 때 요구할 때는 전혀 들어주지 않고 무시하더니 이제서야 대화하자 나서는게 이게 과연 어른들의 모습이냐 비겁하다”며 “여전히 증원 2000명은 물러날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고 얘기하면서 대화에 성실하게 임하라는 게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5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에서 의대생들이 출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대 교수들도 "학생 없으면 교수 존재 의미 없어"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이 가시화되자 의대 교수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지난 9일 총회를 통해 의대생 유급 가능성과 교수 차원의 집단행동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의교협과는 별개로 성균관의대, 가톨릭의대, 서울대 등 서울의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의대 교수들도 각각 회의 일정을 잡으며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의대 교수의 책무는 환자 진료와 학생 교육 등 두 가지”라며 “학생들이 없으면 교수들이 존재할 의미도 없기 때문에 (상황을) 상당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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