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제조업 내 주요 산업 및 전문가 직종' 일자리의 소멸 위험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AI가 대체할 수 있는 일자리는 총 327만개로 전체 일자리에 13%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특히 AI가 고학력·고임금 일자리인 전문가 직종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만큼, 산업·직종별 노동수요변화를 고려한 선제적인 인력양성의 보완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13일 산업연구원이 공개한 'AI 시대 본격화에 대비한 산업인력양성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기업의 AI 도입률은 4%에 불과합니다. 주로 매출과 고용 규모가 큰 대기업 중심으로 도입이 시작되는 단계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출현과 성능의 급속한 향상, 국내기업의 AI 도입률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AI 영향이 가시화되는 시점이 빠르게 도래할 것으로 봤습니다.
통계청의 '기업활동조사'를 보면, 국내 50인 이상 상용근로자 기업 조사대상 중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은 2017년 1.41%에서 2021년 3.85%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AI 도입으로 대체될 일자리는 327만개로 추정됩니다. 이는 지난 2022년 기준 전체 일자리 중 13.1%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은 93만개로 위험 일자리 수가 가장 많았습니다. 그다음으로는 건설업 51만개,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46만개, 정보통신업 41만개 등입니다.
제조업 내에서도 '전자부품제조업'의 위험 일자리 수가 19만개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전기장비제조업 11만개, 기타기계·장비제조업 10만개, 화학물질·제품제조업 9만개,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 6만개 순으로 노동대체 효과가 컸습니다.
13일 산업연구원이 공개한 'AI 시대 본격화에 대비한 산업인력양성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기업의 AI 도입률은 4%에 불과했다. 그래프는 주요 산업별 AI 대체가능 일자리 수. (출처=산업연구원)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높은 위험군 중 59.9%인 196만 일자리는 '전문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체적으로 공학전문가 및 기술직 113만개, 정보통신전문가 및 기술직 55만개에 영향이 집중됐습니다.
이어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45만개, 건설업 43만개, 정보통신업 38만개, 제조업은 37만개 순이었습니다. 소멸 비율로 보면, 금융업이 99.1%로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AI 관련 고학력·전문 연구개발 인재 육성을 당면 과제로 꼽았습니다. AI 도입 초기에는 AI 활용에 따른 고용 대체 효과보다 AI 도입에 필요한 개발 인력 수요를 채우는 것이 더 시급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민간을 중심으로 인력 양성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국가 주도 고급 AI 인재 양성에 집중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한국의 민간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지난달 '글로벌 AI 인덱스' 발표 기준을 보면, 한국의 AI 경쟁력은 세계 6위 수준입니다. 정부 전략은 6위, 인력은 12위지만, 민간투자는 18위에 그쳤습니다.
송단비 산업연 부연구위원은 "민간 투자를 확대·유도하는 한국형 모델이 필요하다"며 "인공지능이 가져올 산업·직종별 노동수요변화를 고려한 국내 인력양성 정책의 선제적 보완과 개선이 긴요, 인공지능 경쟁력 확보와 인력양성 목표 달성을 위해 개선안이 요구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AI가 고학력·고임금 일자리인 전문가 직종까지 다수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학제 정비 및 해외인력 유치, 민간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13일 산업연구원이 공개한 'AI 시대 본격화에 대비한 산업인력양성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기업의 AI 도입률은 4%에 불과했다. 사진은 기업 내 활용되는 AI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