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나연기자] 증권가가 16일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을 이기고
현대건설(000720)을 차지한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현대그룹이 명분에 치우치면서 인수금액을 지나치게 높이 써냈다는 것.
일각에서는 제2의
대우건설(047040)이 될 수 있다며 벌써부터 '승자의 저주'를 서슴없이 거론할 정도다.
당장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부담이 관련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초 시장에선 현대건설 매각가로 4조원대 안팎을 예상했지만, 현대그룹이 써낸 인수희망가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5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향후 인수 자금 마련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있으며, 자칫 계열회사 전반의 재무구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다.
당장 이런 우려는 주가에 즉각 반영됐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그룹이 정통성을 얻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현대그룹 계열사로 현대건설과 얼마나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우려감을 표했다.
인수 시너지는 고사하고 당장 인수 자금 조달 과정에서의 재무적 부담이 우려된다는 예상이다.
아울러 피인수 대상인 현대건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윤진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 자체는 국내외 사업에서도 역량이 있는 기업"이라며 "그러나 현대그룹의 재무적 리스크 즉, 인수자금 동원으로 인한 주주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면 주가도 할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열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재무불확실성 증가로 당분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현대건설 주가는 쉽게 반등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