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이지유 기자] 최근 고물가 기조 고착화로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는 가운데, 대형마트, 편의점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 채널들이 '저가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이들 채널은 먹거리 전반에 걸친 가격 인상 도미노가 이어지는 점에 착안,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통해 고객 흡수에 나서고 있는데요. 특히 신선식품의 경우 고객이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는 경향이 짙은 품목인 만큼, 업계는 오프라인 기업들이 이번 시기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2020=100)로 1년 전 대비 3.1% 상승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12월 3%를 웃돌다 올해 1월 2.8%까지 떨어진 바 있는데요. 지난달 한 달 만에 3%대로 올라선 것입니다.
특히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깝다고 평가되는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랐는데요. 신선식품지수는 신선과실이 41.2% 급등한 영향으로 20% 상승했습니다. 최근 사과, 배, 귤 등 가격이 껑충 뛴 데다, 1년 전 작황이 좋아 과일 가격이 낮았던 기저효과까지 더해진 까닭으로 풀이됩니다.
이렇게 먹거리 물가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 플랫폼들은 식재료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프로모션에 돌입하는 추세입니다.
이마트는 이달 21일까지 제철 신선 먹거리를 최대 50% 할인 판매합니다. '봄나물 포레스트' 행사를 열고 미나리, 냉이, 달래 등 제철 나물 10종을 20% 할인해서 팔고, 해양수산부와 협업해 인기 수산물의 경 반값에 판매합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객 밥상 물가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역대 최대 수준의 봄 제철 신선식품 물량을 확보했다"고 말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아예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우며 오는 20일까지 과일, 채소, 축산 등 신선식품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데 초점을 맞춘 행사를 실시합니다.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사과, 참외, 딸기 등을 최대 50% 할인하고, 가격이 많이 오른 토마토도 '토마토 유니버스' 행사를 통한 대대적 할인에 나섭니다.
이 밖에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의 경우 이달 말까지 계란, 두부 등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약 20종 상품에 대해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데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수요층이 증가하는 데 따른 조치입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이커머스 업계에서 신선식품의 경쟁력은 높지 않은 상태"라며 "오프라인 소매업이 이커머스와 격돌해 후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신선식품일 수도 있다. 아울러 매장에 맛집 제품을 들이는 등 차별점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서울 한 대형마트의 과일·채소 코너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이지유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