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윤영혜 기자]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제주특별자치도 애월부지 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애월포레스트PFV)에 최근 자본금을 납입하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구체적인 개발 계획은 미정입니다. 다만 개발업계에서는 자회사(한화넥스트) 토지 매입 대금 지급과 관련해 땅값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한화넥스트에 대규모 현금을 몰아주기 위한 계약 구조라는 지적입니다.
20일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1월29일 제주특별자치도 내 애월부지 개발을 위해 애월포레스트PFV(자본금 50억원)에 32억원을 납입했습니다. 애월포레스트PFV의 주주 구성은 한화호텔앤리조트 10억원, 애월엔터사모펀드 33억원, 기타 7억원으로 구성됩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애월엔터사모펀드에 22억원을 납입했습니다.
해당 PFV의 개발 부지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자회사인 한화넥스트 소유 토지로 결정됐는데요. 한화넥스트는 지난 2월2일 애월포레스트PFV에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소재 17-4 외 98필지를 처분키로 했습니다. 정확한 부지 매입 가격은 2026년 12월31일에 결정키로 했습니다.
해당 토지 매매 방식에 대해 개발업계에선 이례적이라며 의문을 표하는데요. 개발업계 관계자는 "매수가를 계약 시점에 정하지 않고 2026년말로 정했다는 것은 최대한 땅값 상승분을 반영해서 매매하겠단 생각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으로 개발 비용을 낮추기 위해 토지 가격을 최대한 저렴한 시점에 매수하는 방식과는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개발 예정인 해당 토지는 지난해말 기준 감정평가액이 1147억원입니다. 2022년말 기준 한화넥스트 장부가액 기준으로 해당 토지 가치는 410억원이었는데요. 자산재평가를 통해 토지 가치가 2.79배 높아졌습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2022년 한화넥스트 분사 당시에도 감정 평가를 1000억원 이상으로 측정해 그 금액에 대한 세금을 산정하고 취득했다"며 "지난해 감정 평가는 한화 그룹의 자산재평가 기조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토지는 한화측이 40여년전 명성콘도 때부터 보유하고 있던 토지로 알려집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분사된 자회사의 토지 매입을 통해 실제 개발비용이 증가한다는 점을 지적하는데요. 개발업계 관계자는 "한화넥스트를 분사하지 않고 개발을 진행했다면 토지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자회사로 분사된 상황에서는 토자 관련 비용과 개발 비용 등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기에 비용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 등은 고스란히 회사의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모든 사업에는 금용비용(이자)이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사업성을 검토했을 때 가능한 수준으로 봤기 때문에 진행되는 건"이라며 "부지 매입가 결정을 2026년으로 정한 것은 인허가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한 것이며, 구체적으로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지 현재 결정된 건 없다"고 전했습니다.
한화넥스트의 경우 그룹 계열사간 토지 매각을 통해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일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화넥스트는 2022년 5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승마사업을 물적분할에 설립한 완전 자회사입니다.
한화넥스트의 지난 2022년말 기준 매출 98억7200만원, 영업손실 34억4300만원, 당기순손실 32억원을 기록 중입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약 80억원, 같은 기간 결손금은 -32억원으로 집계됩니다.
한화(000880)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432억원을 기록하며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상태입니다.
한편 해당 프로젝트에선 한화호텔이 운영 중인 사업 시설이 모두 담길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호텔과 고급 리조트, 테마파크, 아쿠아리움 등
한화갤러리아(452260) 등이 운영하는 쇼핑몰과 식음료 시설까지 들어설 것으로 관측됩니다.
애월프로젝트와 관련해 제주도청 관광산업과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도시관리계획 사전입지 검토 단계"라며 "사업자가 실제 추진할 지 결정해 서류를 제출하면 심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준비 기간이 얼마나 걸릴 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다른 사례들의 경우 인허가까지 2~3년 정도가 소요된다"며 "환경영향평가를 준비하는 데만 1년이 걸리고 중간에 해결할 문제가 있으면 더 지연될 수 있어 5~6년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동선 한화 부사장.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