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네이버가 연구개발(R&D)에 2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출액 대비 20% 규모로 역대 최대 수치입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연구개발에 1조9926억원을 투입했습니다. 전년대비 10.15%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지난해 공개한 초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필두로 신수종사업인 AI와 관련한 개발에 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네이버 사옥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네이버는 매년 매출의 25% 안팎의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자한다는 기조를 유지해 왔습니다. IT와 비IT 기업군 모두를 통틀어 상당히 높은 수준인데요. 이 같은 기조는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경영 방침과 맞닿아 있습니다. 앞서 지난 2021년 이 GIO는 “R&D 비중을 장기적으로 매출의 30% 선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러한 기조 속 네이버는 매해 연구개발 비용을 꾸준히 늘려 나가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2017년 1조1302억원, 2018년 1조4039억원, 2019년 1조7125억원, 2020년 1조3321억원, 2021년 1조6550억원, 2022년 1조8091억원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지출했습니다.
다만,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용 비중은 25%를 웃돌다가 2020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2020년 25.11%, 2021년 24.28%, 2022년 22.01%, 2023년 20.6%를 기록했습니다.
네이버 매출액 및 연구개발 집행 금액 (그래프=뉴스토마토)
이와 관련 네이버 관계자는 “투자 위축은 아니고 연구개발 투자는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라며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비용보다 매출 증가 속도가 더 빨랐던 것으로 매출 증가 폭이 비슷했다고 하면 25% 수준의 비중을 유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네이버의 타법인 출자 금액도 늘었습니다. 네이버의 지난해 다른 법인에 출자해 확보한 지분의 장부가액은 별도 기준 10조8988억원으로 전년 9조2934억원에서 17.27% 증가했습니다.
반면, 이 중 스타트업 투자는 전년 대비 줄어들었습니다. 타법인 출자 현황 중 ‘국내 스타트업 직접 투자’ 부분을 살펴보면 지난해 네이버가 투자한 국내 스타트업 기업은 총 5곳입니다. 전년도 직접투자가 이뤄진 스타트업 기업이 18곳인 것을 감안하면 대폭 감소한 수치입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스타트업 창업 도전 사례가 많이 줄어들어 투자를 할 방법이 없었다”라며 “이에 그동안 투자했던 스타트업과 내실을 다지고 시너지를 강화해 가는 방향에 집중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장이 활성화 돼 스타트업들이 나오면 다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네이버는 올해도 R&D를 중심으로 한 투자 확대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네이버가 진행 중인 R&D 과제는 152개에 달합니다. 초대규모 AI 한계 극복 및 고도화, AI 기반 취약점 탐지 기술, AI 기반 ARS 기술 등 AI를 주축으로 한 연구개발이 진행 중입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