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만·유럽의회 등 주요국 선거…통상 '불확실성' 커진다

세계 성장 3%대… 한국은 2%대에 불과
'정치의 계절'로 불리는 올해, 불확실성↑
"글로벌 통상네트워크는 더욱 고도화"
"탄소중립·디지털 통상 선제 대응 필요"

입력 : 2024-03-20 오후 5:02:35
 
[뉴스토마토 임지윤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이 여전한데다, 주요국 대선과 총선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3%의 성장이 예상되는 올해 세계경제와 달리 2% 성장 전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불확실성 탈출을 위한 독자적 통상네트워크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경제 등과의 실용적·선제적 통상 대응안을 마련하되, 상호동반성장을 위한 독자적·근본적 협력체계의 구축이 절실하다는 조언입니다.
 
"세계 양호 전망인데…한국 2%에 그쳐"
 
산업연구원은 20일 '2024년 산업통상 주요 이슈 분석과 우리의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산업통상환경이 다소 긍정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준을 소폭 상향하는 등 3.0% 내외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2.2~2.3%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산업연구원은 20일 '2024년 산업통상 주요 이슈 분석과 우리의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산업통상환경이 다소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러·우전쟁과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한 글로벌 불안정성이 주된 요소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곡물·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정치의 계절'로 불리는 올해, 주요국 선거가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1월 대만의 총통·국회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2월 인도네시아 대선, 4월 우리나라의 총선과 인도 하원 선거, 6월 유럽의회 선거, 11월 미국 대선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김동수 산업연 산업통상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주요국 대선과 총선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가장 큰 글로벌 위험 요인"이라며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글로벌 산업통상환경이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트럼프가 당선되면 단기적인 미국 이익을 우선시함으로써 서방 국가 연대 약화가 예상돼 '국제 통상질서 혼돈의 시기'에 직면할 가능성에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산업연구원은 20일 '2024년 산업통상 주요 이슈 분석과 우리의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주요국 선거가 글로벌 산업통상환경 불확실성을 높인다고 진단했다. 사진은 미국 대선 후보 주요 정책 비교. (그래픽=뉴스토마토)
 
"글로벌 통상네트워크 '고도화'"
 
한국의 교역과 투자가 북미지역으로 상당 부분 옮겨가고 있는 양상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입니다. 또 대중국 직접투자 일부가 한국과 일본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글로벌 통상네트워크는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공급망 협정 발효와 청정경제협정 및 공정 경제협정 타결이 전망되는 데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에서 경제동반자협정(EPA), 자유무역협정(FTA)이 각각 확대되는 영향입니다.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 속도는 다소 늦춰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유럽연합 의회 선거와 미국 대선 이후 리더십이 보수화되기 때문입니다.
 
유럽은 지난 2022년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스웨덴, 핀란드 등에서 극우 정당 약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미국도 트럼프 재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방향도 자국 이익 중심으로 다소 변화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디지털 통상규범은 다자간 협정보다 국가별 디지털산업 경쟁력에 기초한 양자간협정 형태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서 한국은 작년 1월 싱가포르와 디지털 동반자협정(DPA)을 발표했으며, 같은 해 6월 디지털경제 동반자협정(DEPA) 가입 협상을 실질적으로 타결했습니다. 올해 2월에는 유럽연합과 디지털 통상협정 2차 협성을 통해 데이터 이전, 개인정보보호, 사이버 보안 등 주요 디지털 통상규범에 대해 논의한 바 있습니다.
 
"소규모 다자 협력 네트워크 힘써야"
 
한국의 산업통상 대응 방향으로 '소규모 다자 협력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도 지목했습니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는 글로벌 통상질서 혼돈이 심화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는 자기 주도 소규모 다자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힘쓰는 동시에 단순한 국제협력보다는 우리의 기조 확립을 통한 선제 대응 방안 마련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산업통상 현안에 대한 종합적 정책 설계와 근본적 대응에 관한 고민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산업통상 이슈별 변화에 민감한 대응 방안보다 근본적이고 선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핵심 가치사슬을 선점할 수 있도록 산업경쟁력 강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국제 네트워크 구축, 탄소중립과 디지털 통상 등에서의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 간 전략경쟁은 지속해서 격화할 것이고, 그 영향으로 국제사회는 자국 이익 우선 보수적 방향으로 변할 전망"이라며 "글로벌 통상규범이 약화하면서 각자도생이 불가피한 환경에 점차 직면하게 되는 이때 우리는 미시적, 단기적, 배타적 보다는 거시적, 중장기적, 유연한 통상정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산업연구원은 20일 '2024년 산업통상 주요 이슈 분석과 우리의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산업통상 대응 방향으로 '소규모 다자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지목했다. 사진은 올해 1월 진행된 한-영국 자유무역협정(FTA) 제1차 개선 협상 현장. (사진=산업연구원)
 
세종=임지윤 기자 dlawldbs2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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